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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행 ― 크래플의 ‘표행’(飄行)과 ‘더 커먼즈’(The Commons) 03

생태 동물들이 다니는 길, 디날리국립공원, 표행 1 Comment

 


    • 저자  : Paul Krafel
    • 원문 : Roaming Upward : The Quest of a Naturalist
    • 분류 : 일부 내용 정리
    • 정리자 : 정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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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장 . . . before Opposing the Current Path
44장 Money Flows
45장 The Cascade of Change

 


11장 표행

― 크래플의 ‘표행’(飄行)과 ‘더 커먼즈’(The Commons) 03

 

크래플에게 ‘roaming’이란 실제적인 것인 동시에 비유이다. ‘roaming’은 사전적으로는 정처 없이 여기저기 떠도는 것을 말한다. 크래플이 실제적인 것을 가리키는 것으로 사용할 때 ‘roaming’은 등산로를 벗어나(‘off the trail’) 산을 타는 것을 말한다. 주로 물줄기를 찾아 따라 올라갔다가 그 길을 그대로 되밟아서 내려온다. 앞으로 ‘roaming’은 ‘표행(飄行)’으로 옮기기로 한다.

디날리국립공원에서 “a seasonal naturalist”(시즌인 여름에는 일하고 오프시즌에는 자연을 표행하는 삼림관리원)으로 일하면서 크래플은 5일 일하고 3일 표행을 했다. (평일의 마지막 날 일을 일찍 끝내고 표행을 시작한다.) “공원에는 등산로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표행이 적절한 단어다.”

크래플의 표행의 가장 중요한 기술은 ‘온 길을 되밟아 가기’이며, 둘째 기술은 ‘staying found’[언제나 자신의 위치를 알고 있기]이다. 만일 온 길을 되밟아 돌아갈 수 있다면, 거의 어디든 탐구할 수 있다.

항상 당신의 발을 안전한 위치에 놓을 수 있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스킬이다. 그렇게 할 수 있으면 당신 앞에 세상이 열리고 당신을 표행으로 초대한다. 당신은 막다른 곳에 이르러서 같은 길로 돌아와야 할 수도 있으며, 이는 아마 여러 시간을 ‘낭비’하게 한다고 생각될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돌아올 가능성도 자신의 길을 찾는 표행의 일부이다. 그 시간은 낭비된 것이 아니다.

등산로를 따르는 산행과 표행에는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 등산로는 당신을 예정된 장소로 데려다주지만 표행은 당신을 예측하지 못한 연결관계들의 네트워크로 끌어들인다.

표행은 땅과 함께 춤을 춘다. 땅을 가로지르는 것이 아니라 땅 안에서 움직이다. 등산로를 벗어나면 여러 개의 가능한 선들을, 걸을 수 있는 길들을 본다. 나는 이것들을 ‘선들’(lines)이라고 부른다. ‘경로들(paths)’이나 ‘루트들(routes)’은 이미 다른 사람들의 발에 의해서 표시가 된 길들의 이미지를 떠올리기 때문이다.

표행을 할 때에는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보는 것이 변하며 그에 따라 다음 내딛을 곳이 변하고 또 이에 따라 그 다음에 보는 것이 변한다. 이렇듯 걷기가 “계속적인 피드백 나선에 의해 형성된다.”

매순간 내가 보고 있는 것에 더 잘 반응할수록 이 나선은 더 살아있는 것이 되고 나의 표행도 더 살아있는 것이 된다. 내가 가는 경로는 예측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임의적인 것이 아니다. 되돌아보면 그 경로를 가로질러 강한 선이 지나가고 있다. 비탈들을 오르고, 작은 상류 유역을 유람하듯 둘러가며 구불구불한 하상(河床)을 따라가는 선이다. 매력, 아름다움, 즐거움에 의해 형성되는 선이다. “아름다움은 지도에 있는 것이 아니다. 구하라, 그러면 찾을 것이다.”

 어느 날 크래플은 사면 유역(a side drainage)을 따라 낮고 완만한 고개를, 그 너머에 무엇이 있을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생각을 미리 가지고 넘어가다가 거기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한 유역으로 진입하게 되었다. 이렇듯,

표행을 할 때 땅은 더 커진다. 내 머릿속 지도는 내가 작다고 생각한 곳들에서 계속 부풀어 커진다. 그 지역은 내가 등산로를 따라갈 때보다 그 안에 표행을 할 때 더 많은 차원을 가지게 된다.

동물들이 다니는 길은 땅의 모습에 잘 맞추어져 있고 능선, 물줄기, 표행자 그리고 다른 동물들을 꼬불꼬불한 선들로 엮는다.

동물들이 다니는 길을 잘 만나지 못하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① 목적이 다르다. 인간의 길은 빠른 이동을 위해 만들어졌고, 동물들의 길은 그 지역에 사는 것을 돕도록 만들어졌다.

② 동물들이 다니는 길은 매우 좁다. 1피트가 넘지 않는다. 길이 오래 되어서 땅이 그 주위에 잘 적응되어 있다. 그 길을 다녀도 주위에 티가 잘 나지 않는다. 동물들의 길에 들어서면, 길을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 길 안에서 걷는다는 느낌이 든다. 걸음걸음이 편리하게 경사지어진 땅을 딛게 된다.

땅은 선들로 가득 차있다.

① 등고선(contour lines)

② 경사선(fall line) : 공을 굴리면 굴러가는 공이 따르는 선. 등고선과 수직임.

③ 유역선(drainage lines) : 어떤 지역에서 짧은 경사선들이 합류하는 가장 긴 경사선. 경사선들 가운데 경사가 가장 완만하다.

④ 능선 : 유역선이 음이라면 능선은 양이다.

⑤ 동물들이 다니는 길의 선 : 에너지가 가장 덜 드는 경로이다.

⑥ 살아있음의 선 : “이 다섯 선들의 상호작용에서 내가 걷는 선이 나온다. 살아있음의 아름다운 선(a beautiful line of aliveness)이다. 이 선은 모든 다른 선들에 반응한다. 그러면서도 이 선은 그것이 어디로 이끌지도 모르면서, 그리고 어떤 선에 의해 내가 마침내 출발점으로 돌아올지를 모르면서 내가 실제로 따르는 선이다. 종종 그 공간의 아름다움과 그 모습이 나를 멈추게 한다. 나는 그 안에 숨을 쉰다. 내 주위에 온통 아름다움 빛이 빛난다. 여기에, 이 공간에 있다는 데서 오는 풍요로운 만족감.”

마지막으로 크래플은 이러한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표행’을 삶 전체를 비유하는 차원으로 확대한다.

삶은 표행이다. 만일 나를 전적으로 새로운 삶의 경로로 데려다줄 가능성이 매순간 열린다고 내가 믿는다면 나는 그 가능성들에 더 맞추어 있게 되는 셈이다. 그 가능성들은 내가 내 앞의 선을 스캔할 때 나의 검색 이미지의 일부이다. 나는 새 관찰자를 만나서 그것을 계기로 알래스카에 가게 되었다. 한 삼림관리원이 죽은 사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기를 제안하는 바람에 사람들에게 말해줄 내 생각이 변했다. 앞으로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무언가 예측 못할 일이 나를 새로운 모험으로 데려다주고, 이 모험이 다시 다른 예측 못할 조우로 나를 이끌기 때문에 당신은 이 이야기가 어디서 끝날지 잘 모를 것이다.

<11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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