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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커먼즈 의회들의 출현과 그 미래


  • 저자  :  마이아 데레바(Maïa Dereva)
  • 원문 : “100 women who are co-creating the P2P society: Maïa Dereva” (2016.5.30) /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3.0 License
  • 분류 : 번역
  • 옮긴이 : 민서
  • 설명 : 아래는 P2P재단의 블로그에 올라있는 마이아 데레바(Maïa Dereva)와의 인터뷰인 100 women who are co-creating the P2P society: Maïa Dereva를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옮긴이는 민서이다. 마이아 데레바는 생물학•인류학•심리학•커뮤니케이션(학)을 공부하고 커뮤니티 매니저, 웹 기획 매니저로서 일한 바 있다. 그녀는 “공통선(共通善)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자신의 소망에 따라 협력적이고 구성적인 실천들의 관측소인 웹사이트 semeoz.info를 만들었고 P2P 재단 같은 많은 프로젝트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P2P 사회를 함께 창출하고 있는 100인의 여성들

 

P2P 여성들에 관한 시리즈를 계속 이어가고 있는 바우엔스(Michel Bauwens)와 라모스(José M. Ramos)는 프랑스에서의 커먼즈 의회들의 출현과 그 미래에 대하여 마이아 데레바(Maïa Dereva)와 인터뷰한다.

 

프랑스 커먼즈 의회들의 출현

 

프랑스에서 가능한 하나의 사회구조로서의 ‘커먼즈’라는 주제는 1990년대 후반 이후로 점진적으로 재등장했고 이 주제에 대한 프랑스어 책들이 2000년대 이후부터 출판되고 있습니다.

 

이 주제는 오랫동안 디지털 커먼즈 분야에 국한되어 있다가 최근 몇 년 사이에 공동체 정원들이나 푸드 협동조합 같은 영역으로 점점 더 확대되었습니다.

 

커먼즈와의 관련성이 명확한 행사들이 2009년에 조직되기 시작했고(<브레스트 인 커먼즈, Brest in commons>) 2013년에 30개 지역으로 퍼집니다. 같은 해 미셸 바우엔스는 ‘커먼즈 회의소’(Chamber of Commons)—그 이전 해인 2012년에 데이비드 론펠트(David Ronfeldt)가 이 개념을 제안했죠—라는 개념을 대중화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부상하는 P2P와 커먼즈 네트워크를 위한 다음 단계를 제안하며」(Proposed Next Steps for the emerging P2P and Commons networks)에서 ‘커먼즈 의회’(Assembly of Commons)라는 개념으로 ‘커먼즈 회의소’ 개념을 재빨리 보완했고요.

 

2014년의 <협동적 사용 포럼>(Forum of Cooperative uses, Forum des Usages Coopératifs)과 (<VECAM> 연합의 물자지원으로 344개의 행사를 원조했던 자기조직화된 페스티벌인) <커먼즈의 시간>(The Commons’ time, Le temps des communs, 2015년 10월 개최)에서 이 주제가 다시 부각되고 난 후에 커먼즈를 영속적인 의회로 연합하는 아이디어가 무르익었습니다.

 

이 페스티발 이후로 몇몇 커먼즈 의회들이 릴(Lille), 툴루즈(Toulouse), 브레스트(Brest)와 몇몇 다른 프랑스 대도시에 명시적으로 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의회들이 모두 ‘인큐베이션’ 단계에 있다는 것과 각각 비공식적인 조직으로서 스스로 운영해나가는 법을 터득하고 있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대체로 그들은 한두 번 정도만 만났습니다.

 

이 의회들은 실천사항들을 기록하고 주고받는 프랑스어로 된 <위키> 및 외부와 소통하기 위한 웹사이트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 의회들의 주요 목적은 경험을 나누고 커머너들을 한데 모으는 포럼이 되는 것입니다. 이 의회들은 또한 커먼즈를 중심으로 생계를 창출할 수 있는 윤리적 경제를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 의회들은 매핑(mapping)과 만남들을 통해 커먼즈를 포착하고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지리적 경계를 가로질러 연결하기

 

우리가 처음부터 웹상에서 <위키> 같은 소통 도구를 창출할 필요성을 느낀 것이 말해주듯이, 프랑스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도 유사한 기획들이 존재했고, 실제로 다른 프랑스어권 커먼즈 의회들(툴루즈, 브레스트, 렌 의회뿐만 아니라 벨기에의 리에주 의회 등등)이 여기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프로젝트들은 <위키>와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접속되고 서로에게서 배울 수 있습니다.

 

현재로서 우리는 그 밖의 다른 의회들과 연결 관계가 없지만 이는 그 의회들에 대해서 우리가 아직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프랑스어권 의회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 동시에 수 년 동안 이미 커먼즈에 헌신했던 지역연합들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릴 의회

 

가장 활동적인 의회들 중 하나가 2015년 10월 이후로 한 달에 한번 씩 모임을 개최하는 릴(프랑스 북부에 위치한 시)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참석자들이 조직한 자영 워크숍 형태로 그 지역의 다양한 커먼즈에서 온 소식들뿐만 아니라 역량들, 아이디어들 및 지식/정보가 공유됩니다. 의회의 구성원들 전체에게 워크숍을 제안할 기회가 있고 여타 회원들은 그들이 원하는 워크숍에 참여합니다.

 

릴의 커먼즈 의회는 디지털 통합과 디지털 권리에 중점을 둔 행사인 ‘루믹스’(Roumics)의 공동 조직자들이자 참여자들이었던 일단의 사람들에 의해 시작되었습니다. ‘루믹스’는 2015년 10월에 <커먼즈의 시간>과 같이 시작되었는데, <커먼즈의 시간>은 프랑스 사회와 프랑스어권 사회에서 연계된 행사들이 며칠 동안 동시에 진행되는 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 의회는 ‘커먼즈를 포착하고 커먼즈로의 합류를 촉진하자’는 주제의 워크숍을 중심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 워크숍은 <인터파즈>(Interphaz) 연합의 회원들을 포함해서 그 주제에 관심이 있는 최초의 그룹을 모았습니다. <인터파즈>는 대중교육 조직으로서 그 목적은 매개점이 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시민들을 모으는 것입니다.

‘루믹스’ 이후에 비공식적인 두 개의 모임이 커먼즈 의회에 관해 논의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페이스북에 공지된 ‘행동하며 커먼즈 의회를 구축하기’라는 제목의 셋째 모임을 중심으로 아이디어가 구성되었고 그 모임에서 워크숍의 첫 조직화 능력이 테스트를 받았습니다.

 

제가 세계 전역에서 일어나는 협력적이고 구성적인 행동을 관찰하기 위해 2015년 9월에 www.semeoz.info 만들었을 때 저는 곧 커먼즈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고 릴 지역에서의 셋째 모임에 참석하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참석하는 것이 몇 달 전 툴루즈 지역에서 온 저에게는 제 윤리적 가치에 따라 새로운 소셜 네트워크를 창출할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의회에는 모든 시민들이 참석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배경의 시민들이 오시는 데 예를 들어 단체에서 오신 분들, 선출된 지역 공무원들, 커머너들 등입니다. 결속력을 창출하는 순서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이거나 기타 자신들이 참여하고 있는 조직들을 소개하고 설명합니다. 그 누구도 조직을 대표하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은 개인으로서 의회에 참석하죠. (그리고 그들은 그렇게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종종 말합니다.)

 

광범위한 차이가 다양한 집단들 사이에 존재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몇 년 동안 커먼즈 개념을 알고 있었고 다른 어떤 사람들은 그 개념을 막 발견하고는 입문 워크숍에 참석하고자 한 것이죠. 워크숍은 모임이 있는 날 현장에서 열릴 수도 있고 원격 방식으로 열릴 수도 있습니다. 각 워크숍은 기록됩니다.

 

현재 채택한 운영 형태는 P2P 방식이고 탈중심적입니다. 하지만 의회 구성원들은 그들이 한 작업을 서면 흔적으로 (주로 <위키>에) 많이 남기고자 합니다. 간접적 연계의 메커니즘인 스티그머지 전략(stigmergic strategy, 흔적 전략)(([옮긴이] 이 전략의 원리는, 어떤 행동에 의해서 환경에 남겨진 흔적이 동일한 혹은 다른 행위자가 다음 행동을 수행하도록 자극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이어지는 행동들은 서로를 강화하고 구축하는 경향이 있으며, 일관성 있고 체계적인 활동으로 이어진다. [영어 위키피디아에서]))을 따르기 때문이죠. 이는 일부 사람들을 두렵게 할 수도 있고, 그 일이 비공식적이기 때문에 비효율적인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워크숍은 차례차례 진행되었고 표결이 필요하지도 않고 모임이 무한정 계속될 필요도 없이 집단의 목표가 이루어졌습니다.

 

운영은 일반적으로 합의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타당한 반대를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한 모임의 진행상황은 기록됩니다. 일곱 개의 의회를 6개월간 운영한 후에도 큰 반대들은 제기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려면 모임은 표결보다 대화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기여하려는 충동에서 나온 것이라면 반갑게 맞이하고 모든 것의 출발점인 사람을 신뢰하는 것에 강조를 두는 것이죠. 의회 구성원들은 ‘맞서 싸우는 것’보다 함께 구축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지금까지 의회는 회의실 임대료를 지불하는 지역 단체에게 재정적으로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의회를 지원하는 일을 앞으로 맡게 될 <커먼즈 회의소>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몇 사람이 (역시 릴에서) 관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커먼즈 회의소>는 아직은 하나의 개념입니다. 지역의 정치적·행정적 제도에 종종 의존하는 기성의 조직을 연합하는 것이 개인을 연합하는 것보다 더 어렵기 때문인 듯합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웹사이트에서 이 제안을 보다 잘 홍보하는 설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과 툴루즈에서는 ‘사회헌장’을 작성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 헌장은 의회의 기본적인 목표(윤리, 공유가치, 지역 ‘생태계’에의 통합), 운영, 도구들, 방식들, 구성원들 등을 규정할 것입니다.

 

의회를 설립하기 위한 기본 전략들

 

단지 시작일 뿐입니다.

 

우리가 커먼즈 의회를 설립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커머너들을 위해 몇 가지 조언을 드릴 수 있다면 우리는 다음과 같이 말씀드리겠습니다.

 

– 몇 가지 간단한 목표를 설정하고, 일을 해나가며 (무엇을 해야 할지를 상세히 기록하지 말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서술하라.

 

– 사람들을 개인으로서 자유롭게 해주어라. 그러면 그들의 창의성이 당신을 놀라게 할 것이다.

 

– 운영방식이 탈중심화되어 있다고 해도 집단의 동학을 창출하기 위해 친분을 쌓고 교류할 시간을 계획하는 것은 중요하다.

 

– 사회적 삶으로 이어지는 다리를 놓기 시작하기 위해서 커먼즈를 알지 못하는 선출된 지역 공무원들과 단체 대표자들을 초대하는 것을 고려하라. (대개의 경우 그들은 새로운 실천을 발견해서 매우 기뻐할 것이다).

 

– 당신이 속한 의회 내부에서 그리고 의회들 사이에서 에뮬레이션(emulation)을 창출하기 위해서 디지털 도구를 처음부터 사용하라.

 

의회의 앞날

 

의회의 앞날은 알 수가 없습니다. 저에게는 커먼즈 운동의 전망에 관하여 어떤 예측도 할 능력이 없습니다. P2P 동학이 사회에 우세해지는 때가 온다면 커먼즈 운동이 당연히 부상할 것입니다. 제 관점에서 보면 이 부상은 개인들의 한 사람으로서의 발전에 주로 의존합니다. 제 생각으로는 스스로 깨닫는 것이 평등과 균등주의(egalitarianism)를 구별하는 최선의 방식이면서 선한 의도에도 불구하고 전체주의 형태의 체제에서 무의식적으로 일하는 것을 피하는 최선의 방식입니다.

 

따라서 저는, ‘피어’(peer)는 ‘나와 동일한’ 것(동질성으로서의 정체성)의 동의어가 아니라 오히려 근본적 타자성/다름(이질성으로서의 P2P)을 연결시키고 사랑하는 것과 관련된다는 것을 개인들이 깊이 이해하는 조건에서만 커먼즈가 조화롭게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있습니다. 우리가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것을 찾는 것은 우리의 특이성을 지우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공통으로 어떤 것을 창출하기 위해 특이성들로서 함께 일하는 법을 배우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을 이루는 것은 매우 힘듭니다(사실, 평생의 작업이죠!).

 

커먼즈 의회들이 이런 방향으로 발전해간다면 네트워크 모임들이 기존의 커먼즈 네트워크에 기반을 두어 그 영역을 더욱더 넓혀나가리라고 예상됩니다. 원칙적으로 의회는 너무 큰 지리적 영역을 합쳐서는 안 되며 소규모 공동체들이 서로서로 연결될 수 있게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