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케이디아 그리고 전지구적으로 재개된 생물지역 행동주의
- 저자 : David Bollier
- 원문 : Cascadia and the Global Resurgence of Bioregional Activism
- 분류 : 번역
- 옮긴이 : 루케아
- 설명 : 아래 글은 데이빗 볼리어의 홈페이지(http://www.bollier.org)의 2024년 9월 1일 게시글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이 블로그의 글들에는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3.0 License가 적용된다.
가장 고무적인 최근 발전들 가운데 하나가 생물지역주의(bioregionalism)가 재개된 것이었다. 40년쯤 전 1970년대와 1980년대 말에 경제, 생태 파수, 그리고 자연 생물지역들을 중심으로 하는 생활방식을 다시 상상하려는 대중의 엄청난 욕구가 있었지만 이것은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의 발전으로 점차 약해졌다. 이제 생물지역주의는 훨씬 더 영향력 있고 훨씬 더 세련되게 다시 부상하고 있다.
많은 선구적 지도자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퍼시픽 노스웨스트(Pacific Northwest)(주석1)에 있는 활동가들, 학자들 및 사회 혁신가들이었다. 그들은 캐스케이디아라는 용어와 종종 관련되어 있는데, 이 용어는 그들이 브리시티 콜롬비아(British Columbia)(주석2)와 알래스카 남동부에서 워싱턴 주, 오레곤, 아이호아 및 북부 캘리포니아까지 이어지는 생물지역에 붙인 명칭이다. 이 지역은 75만 평방 마일이 넘는 곳으로 천연 열대우림, 화산들 그리고 연어•늑대들•곰•고래•범고래를 위한 야생 서식지 및 1600만 명의 사람들이 사는 야생 거주지를 아우른다.
캐스케이디아 행동주의는 시장들, 문화들, 정체성들을 지역 생태계들과 조화되도록 재발명하기를 원하는 대규모 전지구적 운동의 일부이다. 캐스케이디아 행동주의는 현대 사회들을 설득해서 자신들에게 주어진 생태계의 선물들을 존중하도록 그리고 자신이 살고 있는 특유의 장소를 배려하며 거주하도록 하는, 장기간에 걸친 당찬 활동이다. 또한 캐스케이디아 행동주의는 자의적인 정치적 경계들과 전지구적 시장들을 초월하고자 하는 것이 핵심이며, 한 지역의 물의 성질·현상 및 분포, 날씨, 식물과 야생 동물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고, 경제들, 문화들, 그리고 그 환경과 보완적 관계를 맺는 존재 방식들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생물지역주의의 르네상스가 활기를 얻자 나는 특히 가장 장래성이 있는 전략들과 과제들에 대해 더 많이 배우고 싶었다. 나는 공동체 중심의 풀뿌리 프로젝트들의 인큐베이터인 <캐스케이디아나우!>(CascadiaNow!) 설립자이고 최근 들어서 <생물지역운동 캐스케이디아 본부>(Cascadia Department of Bioregion)의 공동 책임자인 시애틀의 조직가 브랜든 렛싱어(Brandon Letsinger)에게 도움을 청했다. 우리의 대화는 팟캐스트 <커머닝의 프론티어>의 가장 최근 에피소드(에피소드 54)에 실려 있다.
렛싱어는 자신의 일은 “생물지역주의가 자본주의와 국민국가에 대한 실현 가능한 대안으로서 주류사상에 진입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실적으로 말해서 이것은 지역경제를 다시 생각하고 물, 땅, 야생 동물 및 그 밖의 다른 살아있는 힘들을 파수하는 새로운 방식들을 발전시킴으로써 캐스케이디아의 생태적 자립을 증가시키는 것을 뜻한다. 이것은 또한 더 책임이 있는 민주적인 정부를 조성하는 것을, 그리고 토착 주권, 시민/부족 파트너십 및 ‘토지 되찾기’ 운동을 촉진하는 것을 뜻한다.
렛싱어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사고방식이 거주자들, 장소 또는 생태계를 나타내지 못하는 지도들 위의 선에 기반을 두는 한, 일정 수준의 분할이 항상 존재할 것이다. 미국 정치 구조는 대의제를 훼손하는 개리맨더링과 선들을 재정의하는 것에 기반을 두고 있다. 생물지역주의는 그것을 체계 전체를 보는 렌즈에 맞추어 다시 해석한다,
렛싱어에 따르면 [캐스케이디아를 가로질러 흐르는] 콜롬비아 강에 대한 권한을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 다양한 자의적인 관할 구역에 할당하는 것은 기능장애이다. “새롭게 시작하여 강 전체를 바라보며 모든 목소리가 포함되는지를 확인함으로써 여러분은 그 사고방식을 긍정적이고 협력적인 구조로 바꾸기 시작할 수 있다.”
생태지역이란 정확히 무엇이며 여기에 기반을 두는 사고가 왜 중요한가?
렛싱어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생물지역을 말하는 것은 어떤 장소를 (맨 아래에서부터 시작해서) 그곳의 물질적•문화적•생태적 현실을 통해 정의된 대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생물지역주의는 모든 것을 마치 그것들이 이 세상의 체계들로부터 어쨌든 분리된 양 정치경제와 문명의 렌즈를 통해 보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들이 모든 것을 위한 기본 토대로서 다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을 제시한다.
이런 의미에서 렛싱어는 “생물지역주의는 사람들을 다시 장소에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며 “지질학으로 시작된다”라고 말한다. 캐스케이디아의 경우에 이것은 수백억 년에 걸쳐 영토—분수령, 토양, 식물, 동물, 해양 생물—를 형성해온 땅과 화산들의 판들(plates)로 이루어진 거대한 ‘캐스케이디아 섭입대(沈入帶)’(Cascadia subduction zone)(주석3)를 뜻한다.
또한 생물지역주의는 “어떻게 인간이 어떤 장소 내부에서 가장 잘 살 수 있는가”를 결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렛싱어는 말한다. 토착민들이 어떻게 수천 년 동안 환경과 지속가능한 조화를 이루며 살아왔는지를 연구하는 것은 많은 의미가 있다. 이 전체론적인, 장기적 관점은 우리가 식량 생산, 전력 생산, 운송 및 도시설계의 현대적 시스템들뿐만 아니라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주석4) 경제활동들 및 문화규범들을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삶에] 어떻게 맞출지에 관하여 생각하도록 도와준다.
나는 콜롬비아의 바리차라 지역에서 활동하는 조 브루어(Joe Brewer)와 함께 한 이전 팟캐스트(에피소드 33)에서 생물지역 행동주의를 살펴보았다. 그는 북미에서 일련의 생물지역 상담과 협동 학습 세션들을 최근에 시작했다. 또 한명의 중요한 생물지역 활동가이자 교육자는 <영국 생물지역 학습 센터>(Bioregional Learning Centre UK)의 이저벨 칼라일(Isabel Carlisle)이다. 그녀의 조직은 수많은 주요 온라인 이벤트들을 주관했고 교육 자료들을 만들었으며 한편으로는 자신의 생물지역인 영국의 사우스 데번(South Devon)에서 과제들과 씨름하고 있다.
브랜든 렛싱어는 생물지역주의 활동가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들 중 하나가 새로운 유형의 지도를 만드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지도는 중립적이지 않다. 지도는 과제와 목적에 따라 만들어진다. 지도는 국가 해당관청이나 경제 주체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매우 많다. 지도의 궁극적 목적은 기업을 위해서 수익을 내고 그 [정치적] 이해관계를 표현하는 것이 될 것이다.”
생물지역의 지도제작은 “구글 지도 및 다른 전통적인 지도가 방치한 모든 것”을 지도에 담는다. 야생 동물의 존재, 이동 패턴, 물의 흐름, 그리고 또 다른 주목할 만한 생태적 현상들이 인간 공동체 및 문화와 교차하는 모습을 지도로 제작함으로써 땅에 목소리를 부여하는 것이 지도제작의 기본 발상이다.
캐나다에 있는 다양한 원주민 부족들이 캐나다 정부를 상대로 한 법적 투쟁에서 이런 종류의 지도제작이 그들에게 중요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부족들은 캐나다 국가와 협정을 체결한 적이 결코 없었으며 소송 목적을 위한 원주민의 상황에 대한 증빙자료가 빈약했었다. 토착민 지도제작자들과 후원자들은 부족 원로들을 인터뷰함으로써 식민지 정복으로 그들이 대량 살상되기 전에 토착 본토의 역사적 범위와 성격이 어땠는지를 보여줄 수 있었다. 쎄일리시해(주석5) 17개 섬에 거주하는 약 3천명의 사람들이 참여하는 생물지역 지도제작 워크숍을 통해 30개의 지도가 포함된 각기 다른 생물지역 지도책자 14개가 만들어졌다.
지도는 2005년 『쎄일리시해 섬들』(Islands in the Salish Sea: A Community Atlas)이라는 한권의 책으로 출판되었다. 지도에는 섬들의 사랑받는 보물들, 예를 들어 대대로 물려받은 과수원, 낚시터, 위험에 처한 야생 산호의 위치, 새들의 서식지 그리고 아주 오래된 캐나다 원주민들의 유적지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다. 각 경우에 섬 공동체가 지도에 포함되어야 할 것을 결정했고 다른 지역의 것들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지도를 제작하기 위해서 지역 예술가들이 작업에 참여하도록 했다.
‘쎄일리시해’는 캐나다계 미국인 생물학자 버트 웨버(Bert Webber)에 의해 1970년대에 생물지역 용어로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는 퓨젓 싸운드(Puget Sound)에 연결된 조지아 해협과 그 주위에 사는 워싱턴 주의 쎄일리시어 사용자를 예우하고, 이 수역에 속하는 석유, 물고기, 해양 포유동물들에게 정치적 정체성이 없음을 인정하고 싶어 했다. ‘쎄일리시해’라는 용어가 인기를 끌었고 지금은 이 수역을 관례적으로 가리키는 용어가 되었다.
브랜든과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생물지역주의에 대해 배워야 할 것이 많고 각각의 생물지역들 안에 따라해 볼 것이 많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이 주제에 대한 훌륭한 소개를 접하려면 우리가 나눈 대화를 여기서 들어 보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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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1 : [옮긴이] 퍼시픽 노스웨스트 서쪽으로 태평양과 동쪽으로 로키산맥을 둘러싼 북아메리카의 북서부 지역을 가리키며 캐스케이디아라고도 불린다.
주석2 : [옮긴이] 브리시티 콜롬비아는 캐나다의 최서단(最西端) 주로 태평양과 로키산맥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주석3 : [옮긴이] 섭입대(攝入帶)란 지구의 표층을 이루는 판이 서로 충돌하여 지각판 하나가 다른 지각판 밑으로 밀려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주석4 : [옮긴이] 적정기술이란 기술이 사용되는 사회 공동체의 정치적, 문화적, 환경적 조건을 고려해 해당 지역에서 지속적인 생산과 소비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기술이다.
주석5 : [옮긴이] 쎄일리시해(Salish Sea)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와 미국 워싱턴주에 걸친 태평양의 해역이다. 조지아 해협(Strait of Georgia), 후안 데 푸카 해협(Strait of Juan de Fuca), 퓨젓 싸운드(Puget Sound)로 이루어지며 복잡한 해협(channel)과 수로망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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