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 돌봄’ 강의요목
- 저자 : David Bollier
- 원문 : Pirate Care, a Syllabus
- 분류 : 번역
- 옮긴이 : 루케아
- 설명 :
아래 글은 데이빗 볼리어의 홈페이지(http://www.bollier.org)의 2022년 9월 14일 게시글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이 블로그의 글들에는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3.0 License가 적용된다.
다음의 글은 데이빗 볼리어의 저서인 『변화만들기를 위한 커머너의 목록 — 앞으로 나아가는 이행들을 위한 도구들』(The Commoner’s Catalog for Changemaking: Tools for the Transitions Ahead)에서 발췌한 일련의 특집들 중 하나이다. 다수의 선구적인 커먼즈 프로젝트들과 운동들의 개요서인 『커머너의 목록』은 서점에서 구할 수 있고 온라인(https://commonerscatalog.org)을 통해 무료로 볼 수 있다.
사람들을 보살피는 돌봄의 특정 유형들이 불법화되었다는 것에 놀란 많은 유럽인들이 2019년 그들이 해적 돌봄”(Pirate Care)이라 부르는 것에 관한 교과목의 강의요목을 만들어냈다. 프로젝트 담당자들이 설명했듯이, “우리는 선장들이 바다에서 사람들의 목숨을 구했다고 체포되는 세상에 살고 있고, 과학논문을 다운로드한 사람이 35년을 감옥에서 지내는 세상에 살고 있으며, 다른 방법으로는 피임약을 구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피임약을 가져다 준 사람들이 기소를 각오해야 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아픈 사람들에게 약을, 목마른 사람들에게 물을, 집 없는 사람들에게 거처를 마련해준 것 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여성 영웅들은 돌보고 있고 불복종하고 있다. 그들은 해적이다.”
여기서 ‘해적 돌봄’이라는 생각이, 그리고 인도주의적인 돌봄 내지 인명을 구조하는 돌봄을 제공할 필요—국가가 이것을 범죄로 간주하기로 작정하더라도 말이다—가 있다는 생각이 나왔다. 발레리아 그라찌아노(Valeria Graziano), 마셀 마스(Marcell Mars) 그리고 토미슬라브 메닥(Tomislav Medak)에 의해 개발된 해적 돌봄 강의요목은 “증가일로에 있는 행동주의의 오늘날의 형태들을 ‘돌봄’과 ‘해적행위’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지도그리기하는—초국적인 유럽 공간에 주로 기반을 두고 있는—하나의 연구과정으로” 작성되어 있다. 그 강의요목은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문제들 중 하나 즉 그 모든 다각적이고 서로 연결된 측면들에서의 ‘돌봄의 위기’”에 개입하는 새롭고 흥미로운 방식들을 제안한다.
우리 시대의 돌봄의 결여는 극도의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기 위한 시장/국가의 다양한 제도들—건강의료보험, 주택, 식량, 사회적 지원—의 실패로서 보일 수 있다.
시장은 명백한 ‘소비자 수요’가 없다면 돌봄에 가치를 두지 않는 경우가 잦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돌봄은 종종 가장 취약한 인적 서비스이다. 국가 관료들은 국민들에게 마치 기계인 양 규격화된 단위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규칙들이 주도하는 대규모 제도들은 결코 ‘돌봄’을 실행할 수가 없다.
그래서 돌봄은 대체로 무급노동이거나 보수가 형편없는 유급노동으로 남아있다. 그것은 ‘여성들의 노동’ 또는 비(非)백인들을 위한 노동으로서 종종 젠더화되고 주변화된다.
해적 돌봄 강의요목은 돌봄을 커머닝을 통해 발생하고 유지되는 중요한 것으로서 고양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런 의미에서 돌봄은 국가권력과 시장에 저항하는 것이, 그리고 그렇게 저항하면서 사회 안에서의 권력관계들이 어떻게 극심하게 불평등한지를 드러내는 것이 그 핵심이다. 이것은 돌봄을 제공하는 것이 왜 정치적 행위인지를, 이를테면 착한 사마리아인이 ‘적’을 도와주는 것과 같은 정치적 행위와 종종 유사한지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해적 돌봄 강의요목은 이주자들과 난민들에게 인도주의적인 원조를 제공하는 것이 어떻게 연대와 공감에 바탕을 둔 기본적인 인간행동을 나타내는지를 탐구한다. 강의요목은 ‘해적 돌봄’에 관한 읽기 자료들을 제공하고 ‘해적 돌봄’을 이해하기 위한 실천적인 대응들을 조직된 성찰, 직접행동, 그리고 ‘집단적 기억 글쓰기’를 통하여 제안한다. 후자는 집단적이고 개인적인 마음의 상처들을, 특히 폭력적인 역사적 과거의 여파로 생겨난 상처들을 치료하는 한 방법으로서, 기억들을 회상하야 글로 쓰는 과정이다.
해적 돌봄의 실행자들은 자신들의 활동을 “자기조직화, 사회적 재생산에 대한 대안적 접근법들, 그리고 도구들•과학기술들•지식들의 커머닝을 실험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이것은 시민불복종을 의미할 수 있으며, “가장 착취받고 차별받으며 소모품으로 격하된 사람들에게 무조건적인 유대”를 제공한다는 이유로 박해받을 위험이 있음을 의미할 수 있다. 해적 돌봄 강의요목은 열려있으며 점차 발전하는 “도구”로 즉 “이 실천들로부터 배우는 집단적인 과정들을 지원하고 활성화시키기 위한 도구”로 제시된다.
나는 이 강의요목이 돌봄의 정치적 동학과 힘의 동학을 설명하는 방식이 좋았다.
1. 돌봄은 본래적으로 ‘친절한’ 것은 아니다. 그것은 항상 권력관계를 함축한다. 기율•배제•위해의 과정들이 돌봄의 모태 안에서 작동할 수 있다.
2. 돌봄노동은 권력에 불복종하고 우리의 집단적 자유를 증가시키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것이 돌봄노동이 자본주의적이고 가부장적이며 인종주의적인 방식으로 조직될 때에는 대다수의 살아있는 존재들을 위해 작동하지 않는 이유이다. 우리는 전지구적으로 돌봄의 위기에 처해있다.
3. ‘잘못된’ 사람들은 없다. 그런데 ‘잘못된’ 사람들을 돌보는 일이 점점 더 사회적으로 좌절되고 있으며 어려워지고 범죄화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돌봄의 위기는 아주 오랜 시간동안 있어왔다.
4. 돌봄은 노동이다. 그것은 필요한 노동이며 숙련노동이다.
5. 돌봄노동은 젠더•지역•인종•계급•능력•나이의 구분에 따라 대부분의 사회에서 불공평하게 그리고 폭력적으로 공유된다. 어떤 이들은 강제로 돌보고 또 어떤 이들은 서비스를 기대하는 자신들의 특권을 옹호한다. 이런 상황은 바뀌어야 한다.
6. 돌봄노동은 자원•지식•도구•기술에 대한 전면적인 접근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것들을 빼앗겼다면 우리는 되돌려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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