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먼즈에 기반을 둔 개발에 관한 프랑스의 대담한 실험
- 저자 : David Bollier
- 원문 : Stéphanie Leyronas: France’s Bold Experiment in Commons-based Development
- 분류 : 번역
- 옮긴이 : 루케아
- 설명 : 아래 글은 데이빗 볼리어의 홈페이지(https://www.bollier.org)의 2026년 1월 30일 게시글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이 블로그의 글들에는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3.0 License가 적용된다.
서구는 전 세계 빈곤 지역에 자본주의 시장과 성장을 가져오는 고결한 임무로서 ‘개발’을 장려했다. 그러나 개발이 시장을 창출하는 문제로서뿐 아니라 사회적 협력을 강화하고 욕구 충족하기를 함께하는 문제로서 보여진다면 어찌 되는 것인가? 요컨대 개발기관들이 커머닝을 지원할 수 있다면 어찌 되는 것인가?
한 주요한 국가개발 담당 부서—프랑스 개발청 또는 AFD—가 바로 이 과제로 활발하게 실험을 하고 있다. 커먼즈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프랑스 개발청 연구원인 스테파니 레이로나스(Stéphanie Leyronas)는 지난 5년 동안 AFD의 내부 전문가 네트워크에서 어떻게 AFD가 지구상의 후진 지역에 있는 커머너들을 지원할 수 있을지를 조사하는 일을 해오고 있다. 목표는 커먼즈에 기반을 둔 땅의 파수, 물과 에너지에의 접근권, 대도시 공간들과 디지털 플랫폼에의 접근권 그리고 소위 협력 경제에의 접근권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더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최근에 나는 <커머닝의 프론티어>(에피소드 71)에서 레이로나스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떻게 AFD가 적당한 규모의 “커먼즈 연구소”를 만들어 보려고 시도를 해왔는지 이야기를 듣는 것이 신선했다. 그 시도를 하는 과정에서 이 소규모 AFD 팀은 커먼즈가 사고방식과 개발 전략의 전환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레이로나스는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원조국 활동은 실제로는 프로젝트 논리에 끌려 다닙니다. 목표들이 미리 정해져 있고 [성공] 지표들도 고정되어 있습니다. 보통 우리는 사전에 혹은 마무리할 때 평가를 합니다. 그런데 커먼즈는 매우 다르게 전개됩니다. 커먼즈는 숙고와 조건에 따른 변경을 거쳐서 이루어지는, 장기적이고 조정 가능한 과정들을 따릅니다.”
UN 식량농업기구(FAO)에서 한 최근 강연에서 레이로나스는 어떻게 커먼즈 지원하기가 개발 프로그램들이 공동체의 ‘관계적 논리’에 참여하는 것을 요구하는지를 설명했다. 커먼즈를 지원하려면 개발 프로그램들이 사람들이 서로 관계를 맺는 방식, 협력하는 것을 배우는 방식, 자연 생태계를 보살피는 방식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커머너들이 실험하고 공동체 연대 및 공유된 부의 파수를 발전시키며 공동으로 배울 시간과 공간이, 그리고 그들이 소규모로나마 실천과 성찰을 통합할 시간과 공간이 있어야 한다.
농업과 식량 안전을 개선하는 일을 전담하는 주요한 전지구적 기관인 FAO가 그 업무 안에서 커머닝을 인정하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은 흥미로운 징후이다. 로마에서 열린 2025년 10월 컨퍼런스에서 최고 간부들은 <사일로에서 협동조합까지: 지속가능성 전환을 위한 과학, 기술 및 혁신 패러다임을 바꾸기>(From Silos to Cooperation: Shifting science, technology and innovation paradigms for sustainability transitions)라는 제목의 세션에서 커머닝이 수반하는 사회적, 실천적 논리를 공개적으로 받아들였다.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레이로나스는 커먼즈를 선택하는 것은 시간, 지식 및 자연의 특징을 진지하게 재검토하는 것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오늘날, 우리는 진보가 앞에 놓여있고 시간은 한 방향으로만 흐른다는 직선형 시간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대적 삶에서는 도구적인 전문적 합리성이 자연 자원을 관리하는 최고의 방식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레이로나스의 설명에 따르면, 이 합리성은 사회적 관계, 진행과정들 및 맥락을 고려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를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례들에서 보듯 지역적, 상황적 지식에는 도움이 될 만한 것이 많이 있지만 개발기관들은 그들의 맥락에서 벗어나 있는 과학적이고 전문적 지식을 공동체에 강요하는 경향이 있다.
레이로나스의 말에 따르면, 종종 개발 지원국들은 지역의 커머너들이 제안하는 지식들보다 그들의 과학적 지식이 ‘객관적’이며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전문적 합리성과 객관성은 공동체에 하향식 ‘해법들’을 부과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데, 그리고 지원국-전문가들과 개발 대상인 공동체들 사이의 거리가 벌어지는 것을 정당화하는 데 종종 사용된다. 그러나 레이로나스는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우리[개발기관들은] 권력관계에 완전히 함입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가치를 제한하고 있는 것이죠.”
그녀의 주장에 따르면 커먼즈에 기반을 둔 접근법을 개발에 적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데 이는 그것이 “지역 지식을 한데 모을 수 있도록” 돕는 “더 함입된, 협력적인 과정”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커먼즈 틀을 받아들이는 것은 또한 인식론의 전환을 필요로 한다. 생각과 언어의 다양한 범주들(관계를 나타내는 범주들)이 채택되어야 한다.
레이로나스는 AFD의 커먼즈 활동이 비교적 소규모의 탐색적인 기획이라고 주의를 환기한다. 그런데도 그것은 개발 공동체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2017년 세계은행은 정치경제학의 렌즈를 통해 개발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이것이 AFD와의 파트너십으로 이어져서, 레이로나스가 공동편집한 2023년도 책, 『커먼즈: 아프리카에서 변화의 추동 요인들과 발전의 기회들』(The Commons: Drivers of Change and Opportunity in Africa) 이 출간되었다. 세계은행이 정기적인 ‘가장 중요한 보고서들’ 가운데 하나에서 이 책을 언급했을 때 그것은 개발 주체들 사이에서 놀라울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개발 주체가 앞다투어 커먼즈를 옹호하지는 않을 것이다. 『커먼즈: 아프리카에서의 변화와 기회의 탐구자들』을 출판할 때 AFD와 함께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텍스트 자체는 “대체로 국가 중심의 렌즈를 관통하는 틀에 갇혀있다”라고 레이로나스는 말했다. 그 책은 공동체 권한, 소유권과 재산권 체제의 전환 또는 커먼즈에 대한 오스트롬의 유명한 설계 원칙들이 아니라 익숙한 시장(市場) 관점에서의 관심사들, 이를테면 효율성, 확장성 그리고 성과들을 강조한다.
더 많은 서구 개발 지원국들이 보다 진지한 방식으로 커먼즈를 받아들일 것인지, 그리고 받아들인다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 당장은 AFD의 실험 작업과 책을 통해서 어떻게 개발 지원이 재개념화 될 수 있고 확장될 수 있는지가 시사되고 있다는 것이 유의미하다.
개인적으로 나는 개발 전략으로서의 커먼즈에 대한 관심은 어떤 지점에서 다시 시작되고 촉진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 생각한다. 개발을 통한 ‘진보’에 관한 근대적이고 자본주의적인 서사는 그 신뢰성과 명성을 상실하고 있다. 강대국들은 약소국들과 신식민주의 관계를 계속 유지한다. 전지구적 시장과 공급망은 기후변화와 다른 생태적 위기들이 더 나빠지는 만큼 더 깨지기 쉬워지고 불안정해지고 있다. 시장/국가 제도들이 이 쟁점들을 적절히 다루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에게 권한을 부여하거나 시장에서 창출되는 부의 잉여를 그들과 나누지도 못하고 있다.
현재, 투자자층은 민주주의보다 권위주의적인 추세를 선호하거나 적어도 전자에 순종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처럼 보인다. 앞으로는 안정적이지 않고 인간적이지 않으며 공정하지 않고 생태지속적이지 않은 개발 형태들을 실행하거나 옹호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커먼즈 패러다임은 많은 유망한 대안적인 전진 경로들을 제공한다.
스테파니 레이로나스와 나눈 인터뷰 내용은 여기서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