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먼즈 이행과 P2P (6) (完)


  • 저자  :  미셸 바우엔스(Michel Bauwens), 바실리스 코스타키스(Vasilis Kostakis), 스따꼬 뜨론꼬소(Stacco Troncoso), 안 마리에 우뜨라뗄(Ann Marie Utratel)
  • 원문 : “Commons Transition and P2P : a Primer” (2017.5.9) /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3.0 License
  • 옮긴이 : 정백수
  • 다음은 이 글의 4장의 일부와 5장의 거의 전부를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이 시리즈는 이로써 완결된다. 

 

전략 : 열린 협동조합주의 생성 경제를 양성하는 여섯 가지 전략

우리가 우버와 에어비앤비의 대여경제를 명실상부한 공유경제로 변형할 수 있는가?

페이스북. 구글, 우버, 그리고 에어비앤비와 같은 플랫폼들에서 보이는, 중앙집중화된 네트워크 데이터를 장악하는 디지털 봉건주의가 불안정성의 편재성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노동운동이 쟁취한 것을 탈규제화하려는 위협을 가하고 있다. 해결책들이 있다. 플랫폼 협동조합주의는 우리의 일상생활을 매개하는 정도가 점점 더 높아지는 디지털 플랫폼들의 소유와 거버넌스를 민주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열린 협동조합주의는 커먼즈 기반 피어생산과 협동조합 운동 사이의 상승작용을 탐구하여, 커먼즈를 활발하게 공동창출하면서 커머너들에게 생계를 제공하는 경쾌하고 복원력 있는 경제 조직들을 창출하고자 한다.

1. 풍요를 인정하기

폐쇄된 사업모델들은 인위적 희소성에 기반을 둔다. 열린 협동조합들은 디지털 형태로 공유 가능한 지식이 보여주는 자연적 풍요를 인정하고 그것을 초국적으로 공유한다.

2. 기여의 다양성

열린 협동조합들은 분업이나 전문화를 강제하지 않고 역동적이고 유연한 참여를 위한 도구들을 제공한다. 열린 협동조합들은 공개 가치 회계(open value accounting)(([옮긴이] 이 시리즈의 앞글에서는 그냥 ‘공개 회계’라고 되어 있는데, 여기서 ‘공개’는 ‘open’을 옮긴 것으로서, 회계의 내용을 사회에 공개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회계의 내용 자체가 ‘모든 유형의 가치에 열려 있다’는 의미이다. ‘열린 협동조합’의 ‘열린’도 마찬가지의 의미로서 모든 참여에 열려있다는 의미이다.))를 사용하여 경제적 가치사슬에서 모든 유형의 기여에 권리를 부여한다.

3. 공정하고 상호적인 분배

카피레프트 라이선스는 초국적 기업들로 하여금 커먼즈의 콘텐츠를 상업화하는 것을 허용하며 협동조합들과 사회연대기업들을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는다. 카피페어 라이선스는 완전한 공유를 유지하고 영리 기업들로부터 상호성에 입각한 응답을 요구하는 동시에 커머너들에게 콘텐츠를 자본화하도록 허용함으로써 커머너들의 경제적 복원력을 강화한다.

4. 지속 가능성을 위한 오픈 디자인

영리 기업들의 폐쇄된 디자인들과 광포한 상업화 및 계획된 노후화 욕구와는 반대로 커먼즈에서의 제조는 모듈성(modularity),(([옮긴이] 모듈성이란 어떤 체계의 구성요소들이 해체되고 재조립될 수 있는 정도를 가리킨다. 모듈성이 높으면 문제가 생긴 부품을 교체해가면서 전체 체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즉 복원력이 강화된다. 모듈성이 낮으면 특정 부품의 문제만으로 전체 체계를 폐기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내구성, 맞춤성(customization)에 맞추어져 있다.

5. 폐기물의 감소

자본주의의 ‘초록’ 사업체의 불투명성과는 반대로 열린 협동조합들은 그 생산과 관련하여 완전히 투명하다. 이 투명성은 열린 협동조합들로 하여금 실제 조건에의 최대의 적응성을 위해 생산을 서로 조정할 수 있게 한다. 그 결과 자본의 요구에 맞추어진 것이 아니라 실제적 욕구에 맞추어진 네트워크화된 생산이 이루어진다.

6. 물리적 기반시설을 공동으로 사용하기

비영리 공동작업이나 승차공유가 유휴 자원을 연결시키고 공유하는 여러 방식들 가운데 속한다. 공동소유와 공동 거버넌스는 공유된 데이터나 제조 시설들과 같은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진정한 공유경제의 창출을 촉진할 수 있다.

 

전략 : A에서 B까지단계별 커먼즈 이행 전략

이 커먼즈 지향적 네트워크들과 그들의 지역 회의소들―정치적 성격의 것이든 경제적 성격의 것이든―은 디지털 네트워크들의 광범한 보급 덕분에 전지구적 수준에서 서로 알아보고 더 높은 복잡성의 수준에서 조직하기 시작할 수 있다. 목표는 모든 수준에서의 지속적인 연결작업을 통해서 ‘대항 헤게모니적’인 힘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 힘이 체제 차원의 변화를 낳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다. 전지구적 자본의 파괴적인 힘과 자본에 의한 지구 및 지구민 약탈에 맞설 수 있는 수준에서 변화를 가져올 힘이다.

다음의 (경제적, 정치적) 전략들은 순차적인 것이 아니다. 커머너들은 정치적 힘을 모으면서 동시에 경제적 힘을 구축해야 한다.

목표 1/ 경제적 전략

이윤극대화를 노리는 기업들의 추출 활동에 맞서고 부를 커먼즈 및 커먼즈와 연합한 경제적 조직들에게 재분배하기. 이는 다음과 같은 것을 통하여 달성된다.

· 디지털 자원(지식 커먼즈, 소프트웨어 및 디자인)을, 더 나아가 물리적 자원(공유된 제조용 기계들)을 공동으로 사용하기. 우리는 가능한 모든 곳에서 모으기(pooling)를 해야 한다.

· 생산 공동체들의 생계를 창출하기 위해서 커머너들에 의한 그리고 커머너들을 위한 경제 조직들을 만들기. 우리는 열린 협동조합들을 필요로 한다.

· 이 경제 조직들은 자본주의적 기업들에 의한 가치 포획을 막기 위해서 커먼즈 기반 상호성 라이선스제도를 사용한다. 우리는 카피페어를 필요로 한다.

· 열린 협동조합들은 공동체들을 위한 소득을 창출하는, 참여가 열려있는 사업 생태계들에서 조직된다. 우리는 커먼즈 지향적 기업가 연합들을 필요로 한다.

목표 2/ 정치적 전략

도시, 지역(regional), 전지구적 수준에서 대항권력을 구축하기. 이는 다음에 의해 달성된다.

· 커먼즈를 구축하고 커머너들을 위한 생계를 창출하는 커먼즈 지향적 기업들에 발언권을 부여하는 지역(local) 제도들을 창출하기. 우리는 커먼즈 회의소를 필요로 한다.

· 지역의 혹은 친연성에 기반을 둔 시민 및 커머너 연합조직들을 창출하기, 물질적이든 비물질적이든 공통재에 기여하거나 그것을 유지하거나 그것에 관심을 가진 모든 사람들을 한데 모으기. 우리는 커먼즈 의회를 필요로 한다.

· 이미 존재하는 커먼즈 지향적 기업들을 연결하는 전지구적 연합을 창출하여 서로 배울 수 있고 집단적 목소리를 발전시킬 수 있게 하기. 우리는 커먼즈 지향적 기업가 연합을 필요로 한다.

· 커먼즈라는 결속 요소를 중심으로 정당들―해적당들, 녹색당들, 신좌파―사이의 전지구적· 지역적 연합조직을 창출하기. 우리는 공통의 (커먼즈) 토론 어젠다를 필요로 한다.

목표는 분명하고 요소들은 이미 존재한다. 그러나 ‘언제 이 커먼즈 이행이 일어날까’라는 문제는 남아있다. 남은 절은 이 문제를 다룬다.

5. 커먼즈 이행은 언제 시작되나?

우리가 보았듯이 복지국가의 공동화(空洞化)는 세계 여러 지역에서 정당 및 대의정치에 대한 불신을 증가시켰다. 한쪽 극단에서는 지나치게 단순화된 분석들과 ‘타자’―우리 가운데 가장 취약하고 가장 적은 권리를 가진 사람들, 주로 난민들과 주변화된 집단들―의 악마화를 제공함으로써 환멸을 느끼는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극우 내러티브들이 빈 공간을 채우고 있다. 다른 한편, 제대로 소생하지 못하고 있는 좌파는 그 잠재적 해결책들 가운데 다수가 (관료주의의 과잉 때문이든 제도적 봉쇄 때문이든 아니면 단지 민중의 지지의 결여 때문이든) 작동될 수 없는 것임이 판명되는 것을 보았다. 그러는 동안 우리 시대의 제도적 위기들은 지속되고 있다.

현재의 세계체제는 또한 심대하게 반(反)생산적인 논리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다. 유한한 자원의 한계 내에서의 무한한 성장에 기반을 두는 이 체제는 제한된 물질세계에서의 풍요로움이라는 잘못된 개념에 의해 가능하게 되었다. 두 번째 잘못된 개념인, 무한한 비물질 세계에서의 희소성이라는 개념이 사회적 혁신에 가해지는 법적·사회적 제한―저작권, 특허 등의 사용―을 낳았다. 이 잘못된 원칙들을 전복시키는 것이 지속 가능한 문명을 위해 우선적으로 해야 할 핵심적인 과제가 될 것이다. 이 목적을 위해 우리는 자연 자원들의 양이 정말로 한정되어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하며 우리의 물리적 경제를 이러한 인식에 입각시켜서 지속 가능한 정상상태(定常狀態) 경제를 달성하는 동시에 저작권 등 제한을 가하는 제도들을 개혁함으로써 자유롭고 창조적인 협력을 촉진해야 할 것이다.

전 세계에서 대략 20억 명의 사람들의 생계가 일정 형태의 커먼즈에 의존하고 있는데, 아직 이 커먼즈들 가운데 다수가 보호되지 못하고 취약한 상태로, 사유화와 판매의 위험에 처한 상태로 남아있다. 다른 한편 공유된 자원을 온라인으로 공동창출하고 있는 사람들의 수도 이와 비슷한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이 잠재적으로 광범한 친연 네트워크들은 공동의 정체성 표식이나 통일적인 비전을 결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커머닝 논리를 전체를 관통하는 요소로서 인식하고 있다. 어떻게 상호인식의 감각을 창출할 것인가?

우리는 사회 전체에 열려있는 참여를 촉진하고 정치적 결정에 의해 영향을 받는 사람들과 환경이 필요로 하는 것을 시장이나 관료제가 필요로 하는 것보다 우선시하는 과정을 지칭하기 위해서 ‘커먼즈 이행’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새로운 커먼즈의 창출과 함께 기존의 커먼즈들을 보호하고 강화하는 것이 쐐기돌 역할을 한다. 커먼즈 이행은 또한 기존의 자본주의 체제 내에 예시적이고 커먼즈 중심적인 경제를 창출하여 커머너들이 타륜을 잡고 자본주의 체제를 넘어설 것을 요구한다. 이를 위해서는 커먼즈를 지지하고, 생성적이고 윤리적인 시장을 지지하며, 가치의 사회적 생산인 ‘커머닝’을 가능하게 하고 강화시키는 국가의 발전을 지지하는 세력의 단결이 필요하다. 이는 또한 새로운 경제를 창조하는 예시적 세력 사이의 상승작용을 발견하고 이 세력의 정치적 표현방법들을 발견하며 이 세력으로 하여금 다른 해방적인 사회·정치 세력과 함께 정치적 수준에서 행동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전 세기들의 고전적인 좌파 내러티브들과는 다른 광범한 사회적 이행은 커먼즈 이행의 통합적 전략을 통해 가능하다. 이 전략이 왜 효과를 발휘할 것인가?

역사는 정치 혁명들이 힘의 심층적인 재편에 선행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보완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새로운 운동들 혹은 계급들 및 그들의 실천이 그들의 힘과 양태들을 지배적으로 만드는 사회혁명에 선행하는 것이다. 이는 커먼즈 이행이라는 생각과 어떻게 연관되는가? 현재의 이행국면의 최전선에서 역사적 주체의 기층을 이룰 수 있는 점증하는 수의 커머너들이 보여주는 예시적 실존을 뒷받침하는 충분한 데이터가 있다. 이는 매우 강력한 출발점이다.

밀레니엄 세대 및 포스트밀레니엄 세대의 문화적 기대가 변하고 있으며 의미 있는 참여 및 일에 대한 이들의 요구가 현재의 체제에 의해서는 거의 충족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고려되어야 할 중요한 요인이다. 신자유주의 아래에서의 노동의 불안정화가 대안들의 추구를 추동하며, P2P 자기조직화 및 그에 상응하는 정신적 태도가 가진 문화적 힘이 커먼즈 지향적 네트워크들과 공동체들의 성장에 연료를 공급하고 있다.

또한 커먼즈 기반 피어생산은 진정으로 지속 가능한 생산의 맥락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이다. 지적 재산에 의해 추동되는 현재의 사유화체제에서 지속 가능한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상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지속 가능한 생산에 필요한 열역학적 효율성은 커먼즈 중심 경제에 내재한 원칙들의 체계적 적용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표어는 ‘자유롭고, 공정하며, 지속 가능한’이다. 이 세 상호연관된 요소들은 더 합리적인 경제와 정치체로의,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문화로의 전환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다.

마지막으로 덧붙일 것은, 이제 신자유주의 자체의 위기를 관리하는 일을 해야 하는 좌파 자체의 위기는 인간 해방과 지속 가능한 삶의 세계를 목표로 하는 세력의 전략적 사고를 갱신할 강력한 필요가 있음을 알려준다는 것이다. 이상의 모든 것이 다양한 양태의 커먼즈 중심적 이행을 위한 전략을 구성하며, 현재의 위기를 벗어날 긍정적 방법과 커먼즈에 영향을 받는 세대들의 새로운 요구에 응할 방법을 제공한다. 커먼즈가 그리고 새로운 가치 체제의 예시적 형태들이 이미 존재한다. 커머너들이 이미 이곳에 존재하며 이미 커머닝을 행하고 있다. 달리 말하자면, 커먼즈 이행이 시작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