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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멸종사태가 공식적으로 시작되었다



 

이 기사는 한 미국 과학자팀의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연구를 이끈 사람은 폴 에를리히(Paul Erlich) 교수(스탠포드 대학, 인구 연구, 생물학)이며, 연구 결과는 학술지 Science Advances에 발표되었다. 연구의 결론은 “연구는 별다른 의문의 여지없이 우리가 지금 여섯 번째 대량멸종사태(mass extinction event)에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에를리히의 말로 요약된다.

그 동안 일어났던 다섯 번의 대량멸종사태(five great extinction events)는 다음과 같다.

① 오르도비스기 말 대량멸종(End-Ordovician mass extinction)

4억4천만 년 전에 일어났으며, 다섯 중 둘째로 가혹한 것이었다. 당시 모든 생명체들은 실질적으로 바다에 살았는데, 이들 종 가운데 85% 정도가 사라졌다.

② 데번기 후기 대량멸종

약 3억7천5백만 년에서 3억5천9백만 년 전에 일어났으며 큰 환경변화가 오랜 시간에 걸친 멸종사태를 빚었다. 주요 물고기 집단들이 말살되었으며 새로운 산호초 형성이 1억년 동안 중지되었다.

③ 페름기 말 대량멸종(대멸종 the Great Dying)

지구 생태계에 가장 심대한 영향을 미친 최대의 멸종사태로서 2억5천2백만 년 전에 일어났다. 97%의 종들이 화석을 남기고 영원히 사라졌다.

④ 트라이아스기 말 대멸종

공룡들이 트라이아스기 초에 처음 등장했지만, 거대한 양서류와 포유류 같은 파충류가 당시에 육지를 지배하는 동물들이었다. 2억1백만 년에 일어난 급속한 대량멸종이 이런 상황을 바꾸어 놓았다.

⑤ 백악기 말 대량멸종

6천6백만 년 전에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였으며, 이 사태가 공룡들의 지배를 종식시킨 원인으로 종종 지목되고 있다.

연구진이 여섯 번째 대량멸종사태에 진입한다고 보는 이유는 종들이 정상 속도보다 100배 빠르게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이번 연구가 인간이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의 현실적인 최소한을 설정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위기의 중대함을 낮게 잡은 것임을 강조한다.) 1500년 이래 척추동물 320종 이상이 멸종했다. 남은 종의 개체수는 평균 25%의 감소를 보이며, 비척추동물의 경우에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암울하다. 척추동물 전체에 걸쳐서 모든 종들의 16-33%가 전지구적으로 위협을 받거나 위험에 처한 것으로 추산된다. 코끼리, 코뿔소, 북극곰 및 기타 세계의 수많은 다른 종들을 포함하는 대형동물군(megafauna)이 최고의 감소율을 보이는데, 이는 이전의 멸종사태에 맞먹는 수치이다. 현재의 상태라면 오늘날 지구상의 종들의 75%가 단 두 세대 만에 사라질 것이라고 연구진은 우려하고 있다. 국제자연보존연맹(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에 따르면 현재 모든 양서류 종들의 약 41%와 모든 포유류의 26%에 멸종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현재의 상태가 계속되도록 방치되면 지구의 삶은 회복하는 데 수백만 년이 걸릴 것이며, 인간 종 자체는 일찌감치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가령 동물 종들이 사라지면 곤충들이 행하는 농작물의 가루받이(pollination)나 습지에서의 물 정화 같은 결정적인 생태계 ‘서비스들’이 위험에 처하기 때문에 인류에게 실질적 위협이 된다. 현재의 속도라면 인류는 세 세대 만에 생물다양성이 주는 많은 이익을 잃을 것이라고 한다.

이전의 멸종은 자연 재난에 의한 것이었지만, 이번 것은 인간에 의한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인간이 생물다양성 상실을 전지구적으로 가속화하고 있으며 위협받는 종들을 보존할 기회가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인구의 증가, 1인당 소비의 증가, 경제적 불평들이 자연 서식지들을 바꾸었거나 파괴했는데, 주된 영향은 다음과 같다.

· 농업, 벌목, 정착을 산림 벌채

· 외래 침입종의 도입

· 기후변화와 해양산성화를 낳는 탄소방출

· 생태계를 바꾸고 오염시키는 독소

이런 암울한 전망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게 전진하는 방법이 있다고 연구진은 말한다. 여섯 번째 멸종을 피하려면 이미 위협받는 종들을 보호하고 그들의 서식지에 대한 압박―특히 서식지 파괴, 경제적 이들을 위한 과도한 착취, 기후변화 문제―을 완화시키는 노력이 한층 더 강화되어야 한다고 한다. 연구진은 자신들의 연구가 종 보존과 생태계 유지 서비스 및 공공정책에 영향을 미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