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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정당을 통해서 정치를 재발명하기



 

세계 전역의 정당들과 ‘민주’ 정부들이 내부자들의 폐쇄적인 클럽이 되어 강력한 엘리트들을 보호하고 체제 변화에 대한 민중이 요구를 무력화하는 데 전념한다는 것은 알려진 비밀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오라 마드리드(Ahora Madrid)[‘Ahora Madrid’는 ‘Now Madrid’라는 의미이다―옮긴이]를 비롯한 스페인의 지방 정당들에 대해 안다는 것은 얼마나 신선한 일인가! 이 지방 정당들은 정치와 정부 자체를 재발명하기 위한 새로운 원형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스페인의 새로운 지방 정당들은 보통의 방식대로 기존 정당과 정부의 위계적 구조를 사용하여 민중을 재현하려고 시도하지 않고 정부(행정자체와 정치적 규범들을 변형하려고 한다. 아래로부터 작동하는 오큐파이 스타일의 운동들에서 영감을 받은 도시의 지방 정당들은 모든 거버넌스를 더 투명하고 수평적이며 접근 가능한 것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이 정당들은 정치를 덜 폐쇄적이고 덜 사유화된 것으로, 오픈소스 원칙들의 실행에 더 가까운 것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여기서 핵심은 ‘늘 진실하라’(keeping it real)이다.[유권자들에게 입 발린 말을 한 후 나중에 방기하는 태도를 취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옮긴이]

지방 정당의 부상이라는 현상을 더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 P2P 재단의 스타코 트론코소(Stacco Troncoso)가 최근에 아오라 마드리드의 두 당원과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 전체는 여기서 볼 수 있다.) 아오라 마드리드는 이전의 15M 활동가들―이들은 2015년에 마드리드에서 승리했던 새로운 선거동맹을 구성한 바 있다―로 구성된 도시 기반의 정당이다. 예의 동맹의 승리가 중요한 것은, 민중에 의한 정치변형을 위한 새로운 내러티브를 열어젖혔기 때문이다. 브렉시트, 트럼프, 민족전선에 의해 구현되는, 반동적이고 반민주적이며 증오에 의해 추동되는 비전과 달리 이 내러티브는 민중적이고 진보적이며 패러다임 전환적이다.

트론코소가 마드리드 시의회의 투명성위원장인 빅토리아 안데리카(Victoria Anderica), 그리고 시민참여위원장인 미겔 아라나(Miguel Arana)와 한 인터뷰에서 부상되는 몇몇 핵심적 통찰들을 뽑아서 아래 정리해본다. 인터뷰에서 제시되는 것은, 어떻게 사회운동이 그 핵심적 운동 이념과 가치를 포기하지 않고 시 행정에 합류해 들어갈 수 있는가이다. 물론 실행은 여전히 어렵다. 그러나 아오라 마드리드는 인상적인 전진을 일정하게 이루었다.

첫째, 명확하게 하기가 중요하다. 보통 스페인의 정치적 반란이라고 하면 외부인들에게는 갑자기 등장한 뽀데모스(Podemos) 당을 떠올리게 한다. 이 당도 물론 의미 있는 발전을 나타낸다. 그러나 뽀데모스는 훨씬 더 전통적인 정당이다. 그 당 구조와 지도층은 스스로를 ‘도구적 당’으로 보는 아오라 마드리드 당보다 더 공고하다. 아오라 마드리드는 2015년 시의회 선거에서 당으로서 후보를 낼 자격이 있었지만, 표준적인 당들이 가진 내적 장치들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이 선거에서 아오라 마드리드는 20석을 얻었으며 21석을 얻은 민중당에 이어 2위를 했다―옮긴이]

아오라 마드리드는 정당의 구성이 운동의 목표들을 실제로 더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라나의 설명: “우리는 우리가 하고 싶은 것들과 변화시키고 싶은 것들을 생각하면서 그 시기 내내 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선거에서 승리했습니다. 지도자 없고 얼굴 없으며 법이 없는 운동을 구축하기를 명확하게 하면서 말이예요······ 생각이 핵심이지 사람이 핵심이 아니기 때문에 외부에서 공격해도 훨씬 더 탄력이 있어요. 나라가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핵심입니다.”

아오라 마드리드는 유명한 지도자들을 당과 동의어가 되도록 만드는 약점을 초기부터 피했다. “지도자들은 공격받을 수 있으며, 이는 마치 전체가 파괴될 수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라고 아라나는 말한다. “우리는 초기에 그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아서 매우 다행입니다. 우리는 무언가 중대한 것을 구축했으며 이제 정치제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위계적 통제구조, 중앙집중화된 권력, 유명한 지도자들을 피하는 당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아오라 마드리드는 누구라도 합류하고 참여할 수 있게 초청하는 개방된 과정을 개발해냈다. 그 도구 가운데 하나는 다우달(Dowdall)이라고 불리는 온라인 비례투표이다.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서 사용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 제도는 시민 투표자들로 하여금 정부의 각 자리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각기 상이한 점수를 주도록 한다. 당 지도부는 지도부라고 해서 당의 후보자 명부를 마음대로 만들 수 없다. 이 제도는 당 지도자들이 더 다양하게 구성되도록 만든다. 시 정부에 들어가 있는 아오라 마드리드 쪽 사람들에는 생태학자, 정치적으로 독립적인 사람들, 전통적인 당원 등이 포함된다. 아오라 마드리드의 당 강령도 마찬가지로 열려진 협동과정을 통해서 작성되었다고 한다. 초안을 제작하는 집단들이 있고 그 후에 제안된 안에 대한 인터넷 투표가 진행되었다.

물론 마드리드 시의회는 수직적·위계적 구조를 가지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에 대한 아오라 마드리드의 해결책은 “가능한 한 위계를 우회하는(bypass)” 것이라고 한다. 아라나는 이것이 “적은 수의 집단이 많은 의사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은 정말로 어렵다”는 것을 인정했다.

현재로서는 이 체제상의 문제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는 상황에서, “시민참여, 투명성 그리고 열려진 정부”를 전담하는 부서가 개설되어 있다. 이 부서의 명시적인 사명은 전적으로 새로운 종류의 과정들을 발명함으로써 이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다. 이 부서는 정보를 웹사이트에 PDF 파일로 올리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한다. 정보는 찾기 쉽고 관료 언어에서 일상어로 번역되어 있어야 한다.

“국가의 투명성 포털에 가서 ‘봉급’을 검색하면 아무 것도 안 나옵니다”라고 안데리카는 말한다. “‘봉급’을 찾으려면 매우 세분화된 단어인 ‘보수’(remuneration)나 뭐 그런 것을 입력해야 합니다. 매우 어리석은 일이죠! 그런데 바로 이런 것이 가장 기본적인 일입니다. 우리는 포털과 연관된 작업을 해서 질문하는 사람들이 매우 쉽게 대답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시의 소프트웨어 플랫폼들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와 개방된 기술표준을 쓰는 것이 필요하다.

시민참여위원회는 정치적 숙의, 제안, 결정을 향상시키기 위한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해왔다. 위원회는 세계 전역의 다른 프로젝트들의 지혜를 자원으로 삼아 콘술(Consul)이라 불리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디싸이드 마드리드’(Decide Madrid) 플랫폼을 개발했다. 마드리드시는 바르셀로나, 오비에도, 아코루냐를 포함한 다른 도시들과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으며, 스페인에서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이 플랫폼에 대해서 수십 개의 다른 도시들과 대화한 바 있다. 이것이 오픈소스 도시 거버넌스의 새로운 유형의 커널이 될 수 있을 것인가?

“기본적 과정은 시민들이 앞장서는 과정입니다”라고 아라나는 설명한다. “누구라도 플랫폼에 들어와서 공통의 언어로 무언가를 제안할 수 있습니다. 누구라도 그 제안들을 지지할 수 있습니다. 어떤 제안이 일단 센서스 인구 5만 명 당 2%라는 문턱에 도달하면 한 달 후에 투표에 부쳐집니다. ‘네’든 ‘아니도’든 어느 한 쪽이 많으면 구속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그 제안을 이행합니다.”

이 과정은 아오라 마드리드의 기꺼운 의지에 의존한다. 스페인 헌법이 구속력 있는 시민투표를 금지하기 때문이다. 아오라 마드리드는 디싸이드 마드리드에서의 투표에 의해 결정되는 민중의 의지를 확고하게 존중한다.

마드리드시는 또한 시민들로 하여금 6천만 유로의 돈을 시 투자에 어떻게 할당할 것인가를 결정하도록 하는 참여예산책정제도를 가지고 있다. 아오라 마드리드 또한 시민들이 시의회와 (전통적이고 폐쇄된 의사결정시스템을 사용하는) 정부의 다른 부서들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게 하고 더 많이 참여할 수 있게 하는 새로운 메커니즘들을 개발하려고 한다.

아오라 마드리드가 선거에서 승리한 이유는 그 개방성이 공공의 신뢰를 얻은 데 있다. 아라나: “우리는 정말로 개방적이었고, 우리의 태도는 ‘오케이, 당신이 통제하세요! 당신이 선거운동을 통제할 수 있어요······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어요. 당신의 당입니다. 당신이 뭐든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어요!’라는 식이었어요. 그렇게 우리는 신뢰를 구축했습니다. 사람들은 정말로 믿어주었어요. 사람들은 이 과정을 신뢰했고 우리를 대대적으로 지지했어요. 한두 달 만에 승리를 얻었지요. 돈이 하나도 없이요. 우리가 가진 돈은 크라우드펀딩으로 모았는데, 그렇게 많지는 않았죠. 우리는 미디어의 도움 없이 해냈어요. 선거에 이기는 데 필요하다고 누구나 생각하는 그런 종류의 권력 없이 이긴 것입니다.”

아오라 마드리드식 접근법을 돋보이게 하는 최고의 논증은 피해야 할 사례인 뽀데모스와 비교하는 것이리라. 뽀데모스는 지방 선거와 전국 선거 모두에서 더 전통적인 접근법을 추구하고 졌다. “같은 일이 스페인의 모든 지방과 지역에서 일어났어요”라고 아라나는 말한다. “‘지방판’에 해당하는 정당들이 모든 주요 도시들에서 이겼습니다. 우리는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카디스, 아코루냐, 사라고사에서 이겼습니다.”

“아주 분명합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갈 길입니다. 다른 모든 사람과 통제력을 공유해야 합니다. 당신이 마음을 여는 체 하면서 정말로 열지를 않는다면, 사람들은 그것을 곧바로 꿰뚫어봅니다. 당신이 마음을 열지 않고 통제력을 모든 사람과 공유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잠재력을 잃는 것입니다”라고 아라나는 말한다. “사람들이 자신들의 게임이 아니라 당신의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당신을 지지하지 않을 것입니다. 관여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 것이죠.”

도시의 지방 정당들이 이긴 것은 모두에게 열려있고 참여에 의한 의사결정에 의해 추동되며 핵심적 우선사항인 사회정의에 의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선거에 이기는 전략으로서의 민주적 참여―이는 참으로 대단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