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먼즈로서의 도시에 대한 새로운 작업의 물결
- 저자 : David Bollier
- 원문 : “A Surge of New Work on the City as a Commons” (2016.9.21) /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3.0 License
- 옮긴이 : 정백수
커먼즈로서의 도시에 대한 새로운 작업의 물결
최근에 커먼즈로서의 도시에 대한 새로운 관심의 물결이 일었다. 새로운 책들이 출판되고 공개행사들과 현장 활동들이 있었다. 각각의 노력은 다소 상이하지만, 모두가 도시 거버넌스의 우선권과 논리를 커머닝의 원리를 향하는 방향으로 다시 정의하려고 한다는 점에서는 통한다.
나는 특히 『예일 법과 정책 평론』(Yale Law and Policy Review)에 실린 새 학술논문 「커먼즈로서의 도시」(“The City as a Commons”)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포드햄 로스쿨(Fordham Law School) 교수 포스터(Sheila R. Foster)와 이탈리아의 법학자 이아이오네(Christian Iaione)가 공동으로 쓴 이 논문은 탐구와 행동주의라는 새로 출현하는 분야에서 획기적인 종합을 이룬 글이다. 68쪽에 해당하는 이 논문은 도시를 커먼즈로서 개념화하는 데서 맞닥뜨리는 주된 철학적·정치적 과제들을 배열하고 271개의 각주에서 풍부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포스터와 이아이오네는 “커먼즈가 더 포괄적이고 공정한 형태의 ‘도시 만들기’의 가능성을 여는 프레임이자 일단의 도구들로서의 역할을 할 잠재성”에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다. “도시들이 시민들이 공통재로서 요구할 수 있는 자원을 사유화하거나 독점적 공적 규제로써 통제하지 않으면서 그 자원을 다스리거나 관리하는 문제를 부각시킬 잠재력을 커먼즈는 가지고 있다.”
저자들은 도시에 있는 커먼즈 자원의 역사와 현재 상태를, 그리고 공원보존위원회(park conservancies)(([옮긴이] 공원의 보존을 담당하는 공적 기구이다.)), 공동체 토지 신탁(community land trusts), 지분제한형 조합주택(limited equity cooperative housing)과 같은 거버넌스의 대안적 양태들의 부상을 탐구하는 데로 나아간다. 포스터와 이아이오네는 “도시 커먼즈의 비극”에 대해서 (더 정확하게는 커먼즈를 자원으로만 보는 데서 발생하는 유한한 자원의 과도한 착취에 대해서) 쓰면서도, 도시 환경에서의 “커먼즈의 산출”에 대해 말하는 데 있어서 새로운 장을 연다. 이들은 핵심 문제가 단지 재산의 소유만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의 적극적 협동과 관계를 양성하는 것임을 이해하고 있다.
“집단적으로 생산되는 자원의 가치는 인간의 활동의 결과이며 사람들이 자원에 접근하고 그 자원을 사용하는 능력에 달려있다”고 이들은 쓴다. “많을수록 즐겁다”는 원리에 주목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로 이해된 커먼즈는 도시를 위한 가치의 풍요로운 발생처로 간주될 수 있다. 만일 사람들이 이 사실을 인식하기고 적절한 정책과 지원책을 만들어내기만 한다면 말이다.
최근에 출판된 또 하나의 중요한 저작은 라모스(Jose Ramos)가 편집한 선집 『커먼즈로서의 도시: 정책모음집』(The City as Commons: A Policy Reader)이다. pdf 파일로 무상으로 다운받을 수 있는 이 책은 도시를 커먼즈로서 창출하기 위한 정책 옵션들과 전략들에 초점을 맞춘 34개의 기고문들을 담고 있다. 다루는 주제들은 다음과 같다 : 도시계획, 공공도서관, 공동체 통화, 시간은행, 플랫폼 협동조합, “코즈모-로컬리즘”(cosmo-localism)(([옮긴이]전지구적으로 분산된 지식 및 디자인 커먼즈들과 지역화된 가치생산의 결합이 가진 잠재력을 나타내는 말이다. 이에 대해서는 http://actionforesight.net/cosmo-localism-and-the-futures-of-material-production 참조)), “시민조합토지”(civic union land), 오픈 데이터, 도시 커먼즈 보호 갱생을 위한 볼로냐 조례, 커머닝, ‘조세체납 사유재산'(([옮긴이] 재산을 소유한 시민이 세금을 내지 못한 경우 그 부채를 이윤을 노리는 민간투기업자에게 조세선취특권(tax lien)의 형태로 팔지 않고 시의 관리 아래 두어 공공재로서 사용하는 등 도시 커먼즈를 보호하는 것과 연관되는 주제이다)) 등이다.
바로 지난주에 커먼즈에 대한 책이 또 한 권 나왔다. 브리턴(Tessy Britton)이 쓰고 앤더슨(Amber Anderson)이 삽화를 넣은 『그림이 있는 참여도시 가이드』(The Illustrated Guide to Participatory City)이다. 접근하기 쉽고 재미있는 이 책은 ‘참여 문화’가 어떻게 도시를 되살리고 더 탄력 있게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이 책은 소규모 참여 기획들의 가치를 부각시키며, 이 기획들이 다 합쳐지면 많은 더 크고 서로 얽힌 사회 문제들을 다루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을 낸 영국의 프로젝트인 <참여 도시>(Participatory City)는, 실질적인 참여의 규모를 (연구가 가리키는 대로) 변형에 유익함을 가져오는 데 필요한 수준으로 확대하기 위해서 현재 큰 “시범 지구”(demonstration neighborhood)를 개발하는 중이라고 설명한다. <참여 도시>는 현재 5년 동안의 프로젝트에 참여할 20만 내지 30만의 시민들로 이루어진 도시를 찾고 있다.
최근에는 나 자신도 커먼즈로서의 도시 전선에서 활동해왔다. 9월 1일에는 암스테르담의 문화시민센터인 빠크회스 데 즈베이헤르(Pakhuis de Zwijger)에서 이 주제로 강연을 했다. 강연 이후에 이 분야의 전문가들 네 명―랩겁(LabGov)의 이아이오네(Chris Iaione), 커먼즈 네트워크의 해머스틴(David Hammerstein), 바흐 쏘사이어티(Waag Society)의 스티커(Marleen Stikker), HvA의 마요어(Stan Majoor) ―으로 이루어진 토론단이 활발한 토론을 했다. 2시간 15분짜리 비디오를 여기서 볼 수 있다.
도시를 다르게 보는 방법론적 도구들을 제공하는 <도시 르네상스 연습>이라고 불리는 프로젝트는 커먼즈로서의 도시를 다음과 같이 멋지게 정의한다.
도시는 공통체(commonwealth)(([옮긴이] ‘commonwealth’는 ‘common’과 ‘wealth’가 조합된 단어로서, 말 그대로 직역하면 ‘같이 잘 살고 있음’의 의미인데, 실제로는 ‘공공복지’(public welfare)라는 의미로도 사용되고 ‘국가’(state)라는 의미로도 사용되며 ‘공동체’(community)라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이 이외에도 여러 의미가 있으나 현재의 맥락에서는 논외로 해도 무방하다.) 옥스퍼드영어사전의 다음 예문에서 로크는 자신이 ‘commonwealth’를 ‘공동체 일반’이라는 의미로 사용함을 말하고 있다.
1690 J. Locke Two Treat. Govt. ii. x. §133 By Commonwealth, I..mean, not a Democracy, or any Form of Government, but any independent Community which the Latins signified by the word Civitas.
다음 예문에서는 더 구체화된 의미의 공동체, 즉 민주적 원리에 의해 구성된 공동체라는 의미가 제시된다.
1583 Sir T. Smith’s De Republica Anglorum i. x. 10 A common wealth is called a society..of a multitude of free men collected together and vnited by common accord & couenauntes among themselues. (* ‘u’와 ‘v’를 바꾸어 읽으면 된다.)
네그리와 하트의 저서 Commonwealth 에서 ‘commonwealth’는 그저 일반적인 공동체가 아니라 ‘공통적인 것’(the common)에 확연하게 기반을 둔 공동체로서 ‘커먼즈’(commons)와 거의 유사한 의미로 사용되었다. ‘공통적인 것’은 ‘사적인 것’(the private)과는 당연히 다르고 ‘공적인 것’(the public)과도 다르다. 그래서 이 Commonwealth의 한국어 역자들은 이 점을 감안하여 ‘공통체’라는 번역어를 사용했다. 여기서도 이 번역어를 사용했다.)) 이며 공유된 자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지식과 집단적 실천에 기반을 둔 협동적 환경이다. ‘커머닝’은 도시 조직화의 구성적 과정으로서, 공동체들을 수립하고 재생산하며 경계들·프로토콜들·분배원칙들을 확정한다. 도시 커먼즈는 소진되고 노후화되고 강탈될 수 있는 물질자원과 관계자원(relational resources)을 공히 관리하는 잡종제도(hybrid institutions)이다. 커먼즈는 언제나 보호되고 되찾아지고 갱생되어야 한다.
나는 이 주제가 다음번에는 어떻게 달라질지 정말로 보고 싶다. 나는 11월 17일에 내가 기조연설을 하는 바르셀로나의 ‘스마트 시티 엑스포’(Smart City Expo)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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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자 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