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적 화폐와 커먼즈를 위한 자본

* 아래는 데이빗 볼리어의 블로그의 2016년 1월 15일 게시글 “Democratic Money and Capital for the Commons”를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데이빗 볼리어의 블로그의 글들은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3.0 License가 적용된다. 일반적인 금융 용어나 새로운 금융제도 및 기관을 지칭하는 용어는 전문적으로 사용되는 것과 다르게 옮겨졌을 수 있다.

 

민주적 화폐와 커먼즈를 위한 자본

 

 

대부분의 커먼즈들이 직면하는 가장 복잡하고 가장 해결하기 힘든 문제들 가운데 하나는 금융, 은행, 화폐의 지배적인 체제가 커머닝에 그토록 적대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커먼즈의 독립을 확보하는가이다. 커머너들은 지배적인 화폐체제의 구조적 문제를 반복하지 않고 (어쩌면 반복하더라도 해로움이 웬만큼 덜한 방식으로 반복하면서) 어떻게 자신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가?

 

다행히도 이 문제에 대한 대답들을 조명해줄 수 있는 여러 매력적이고 창조적인 기획들이 세계 전역에 존재하고 있다. 협동적 금, 크라우드에쿼티[각주:1], 대안 통화(通貨), 비트코인에서 사용되는 블록체인 장부, 화폐창출에 대한 공적 통제를 되찾아 (은행만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양적 완화’를 가능하게 하기 등등.

 

이 문제들에 대해 새로운 대화가 개시되는 것을 돕기 위해서 <커먼즈전략그룹>(the Commons Strategies Group)은 하인리히뵐재단과 협동하여 지난 9월 베를린에서 ‘심층 잠수’(Deep Dive) 전략워크숍을 조직했다. 우리는 공적 화폐, 보완 통화, 지역발전 금융기관(community development finance institutions), 공공은행들(public banks), 사회적 및 윤리적 대출, 커먼즈 기반의 가상은행업, 그리고 “협동형 축적”(co-operative accumulation)―집단들이 자신들에게 중요한 자산에 대한 공정한 소유와 통제력을 확보하는 능력―을 가능하게 할 새로운 조직형태들과 같은 주제들과 관련하여 24명의 활동가들과 전문가들을 모았다.

 

나는 그 워크숍에서 다루어진 대화의 주요 테마들과 상충점들을 종합하는 보고서가 지금 나와있다는 소식을 기쁘게 알린다. 그 보고서는 「민주적 화폐와 커먼즈를 위한 자본―커먼즈 기반의 대안들을 통해서 신자유주의 금융을 변형하기 위한 전략들」(“Democratic Money and Capital for the Commons: Strategies for Transforming Neoliberal Finance Through Commons-Based Alternatives,”)(데이빗 볼리어, 팻 코너티Pat Conaty 작성)이라고 불린다.

 

이 54쪽짜리 보고서는 커머너들이 화폐, 은행업, 금융이 어떻게 커머너들의 이익에 복무할 수 있는지를 토론하기 위한 첫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빠르고 쉬운 해답은 없다. 기존의 화폐체제의 아주 많은 부분이 재래의 자본주의 경제에 복무하는 데로 향해져 있다는 이유 하나 때문일지라도 말이다. 기본적인 금융 용어들조차도 무자비한 경제성장, 자원추출 경제 및 그 병적 측면들 그리고 화폐 그 자체가 부(富)라는 생각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빗나가는 논리를 종종 그 안에 품고 있다.

 

그래도 커머너들이 이 주제를 가지고 씨름해야 할 많은 중요한 이유들이 있다. 보고서의 서론 부분에서 말했듯이,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논리는 적어도 즉각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세 가지의 상호 연관된 체계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책임이 있다. ① 생태계의 파괴, ② 시장을 통한 커먼즈의 종획, ③ 평등, 사회정의, 사회가 시민들에게 사회적 돌봄을 제공하는 능력에 대한 공격이다. 이 세 문제를 통합된 방식으로 다룰 수 있는 혁신적인 협동형 금융(co-operative finance) 및 화폐체제를 발전시킬 방법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이 문제들 가운데 그 어떤 것도 극복될 수 없을 것이다.”

 

서론을 더 보기로 하자.

 

이 병적 측면들을 추동하는 주된 요소는 부채가 이끄는 성장과 규제가 완화된 금융이다. 이는 케인즈 패러다임의 후임자로서 대처와 레이건이 1980년대 초에 도입한 신자유주의 경제의 중심적 요소들이다. 신자유주의로의 이동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법정 금리 한도의 폐지 혹은 완화에 의해 특징지어지는데, 이것의 결과로 많은 기존의 대출이 고리대금업이 되었고 금리가 페이데이론(payday loan)[각주:2]의 경우에는 5,000%로 치솟기도 했다. 이런 약탈은 한때 주로 빈민층, 불안정 노동자들 및 지구상의 후진지역에 대해 실행되었지만, 1990년대와 200년대에는 다른 형태로 중간층 유럽인들과 미국인들에게로 확대되었다. 이제 과도한 부채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조건이 되었으며 이는 2008년 이후 심화되어 세계 전역에서 경제를 질식시키고 있고 거대한 사회적 불의를 낳고 있다. 그러나 사업은 이전처럼 계속되고 주류 정치는 근본적인 개혁에 관심이 없다.

 

다행스럽게 체제 차원의 변화를 추구할 새로운 기회들이 생기고 있다. 자본주의적 금융의 내적 모순들이 더 명백해지고 더 해로워짐에 따라, 화폐체제에 대한 급진적 비판들이 실천적 대안들의 발전과 함께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협동형 금융의 거의 잊혀진 역사적 모델들이 DIY 신용시스템, 대안 통화들, 협동형 조직모델들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테크놀로지로서 다시 발견되고 있다. 우리는 금융과 화폐에 대한 포스트자본주의적 비전이 간헐적으로나마 출현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하나하나 조금씩 바꿔나가는 해결책들―대안적인 은행들, 통화들, 대출제도들, 협동적 디지털 플랫폼들, 정책제안들 등―을 대충 모아놓는다고 해서 일관된 새로운 비전으로 종합될 수 있는가? 이 산만한 영역에서 다양한 기획들과 행위자들이 서로를 발견하고 더 심층적인 협동을 개시하고 더 넓은 지원을 끌어낼 수 있는가?

 

이것이 ‘심층 잠수’의 목적이었다. 54쪽의 보고서는 pdf파일로 여기서 다운받을 수 있다. 그리고 7쪽짜리 핵심요약(Executive Summary)도 여기서 볼 수 있다.

 

공저자인 코너티와 나는 많은 중요한 주제들에 대하여 깊은 지혜를 공유하게 해 준 데 대해, 그리고 최종보고서의 텍스트를 다듬는 것을 도와준 데 대해 ‘심층 잠수’의 참여자들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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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가 다루는 내용이 더 잘 이해될 수 있도록 핵심요약의 나머지 부분을 여기 올린다.

 

  1. 왜 화폐, 은행업, 금융의 변형이 필수적인가?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는 특히 2008년 금융 위기 이후에 사회적으로 공정하고 생태적으로 책임 있는 방식으로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능력을 명백하게 상실했다. 경제성장과 부의 사적 축적에 대한 신자유주의의 집착은 약탈적이고 사회적으로 기생적이 될 정도에 이르렀고 전체 체제는 파국적으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성향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화폐와 화폐체제가 사회공학과 질서의 보이지 않는 도구로서 작동하는 사회적 창조물이라는 점은 널리 인식되고 있지는 않다. 많은 사람들에게 화폐와 화폐체제는 일종의 자연적인 경제질서처럼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화폐를 창출하는 능력에 대한 공적 (정부에 의한) 통제력을 민간부문으로부터 다시 되찾아서 화폐가 민영은행들 및 금융기관들의 협소한 이윤창출 목표에 복무하기보다는 민주적으로 결정된 공적 욕구에 복무하는 데 사용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전적으로 가능하다.

 

일반 대중은 화폐가 민영은행들에 의해서 새로운 부채―정부들이나 가구들에 의해 이자를 더해 상환될 수 있는 부채―의 창출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각주:3] 그런데 화폐를 정부가 은행으로부터 빌려야 할 어떤 것으로 보지 않고 공통재로 보는 것도 가능하다. 세금을 통해서 세입을 늘리는 데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통화를 공적으로 공급하여 (민간경제에의 투자를 포함한) 사회적으로 필요한 지출에 더 우선적으로 투입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공공기관이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데서 생기는 ‘적자’가 애초에 발생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화폐는 단순히 새로운 통화의 공적 원천을 나타낼 뿐인 것이 될 것인데, 이는 민영은행들이 이미 화폐를 부채의 형태로 만들어내면서 수행하는 기능이다. 그러나 공적 통화는 이자가 없고 민주적으로 결정되는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점에서 민영은행들이 부채 형태로 만들어내는 화폐와 다르다. 이제 민영 대출업자의 상업적이고 이윤에 의해 추동되는 욕구를 우선적으로 충족시킬 필요가 없는 것이다. 공통의 이익을 위한 화폐가 공적 서비스로서 민주적으로 창출될 수 있으며, 공적 이익을 위해 할당될 수 있다.

 

  1. 커먼즈와 커머닝에 어떻게 재정을 지원할 수 있는가?

 

기존의 금융제도는 착취와 추출의 경제에 바쳐져 있다. 이 경제는 성장이라는 명령이 내장된 다단계 사기에 해당한다. 일반 대중은 이자―은행이 창출한 액수의 화폐에 추가로 붙는 것―를 상환하기 위해서 점점 더 많은 부채를, 경제가 성장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져야 하기 때문이다. 복리로 추동되는 이 부채의 수레바퀴는 반드시 투기와 경제적 위기들을 낳는다. 미국에서 케인즈주의적 개혁과 뉴딜을 낳았고 근대적 복지국가가 출현했던 1929년과는 달리 2008년 이후의 전지구적 은행업과 화폐체제는 그 어떤 근본적인 개혁도 없이 유지되고 있다. 현재 우리의 화폐 및 은행업 체제는 잉여를 창출하기 위해서 사유화, 분업, 공통의 자원의 종획을 이용하는 임대소득 추출(rent extraction)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 과정은 사유화된 자원과 노동을 제한하고 그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다양한 금융 도구들에 의해 지탱되고 있다. 이러한 금융도구들은 공적이고 공통적인 사용을 위해 새로운 자본을 창출하는 것을 금지하며, 커머너들이 공통의 목적을 위해 자신의 고유한 가치와 자본을 창출하는 능력을 좌절시킨다. 기존의 생산 및 금융 체제는 모든 창출된 가치를 개인의 호주머니로 흡수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래서 커머너들과 금융을 공적 이익을 증진하는 도구로 삼는 데 헌신하는 사람들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은 기존의 임대소득 체제(rentier system)[각주:4]를 부수고 자연과 사회적 가치의 영역을 새롭게 개념화된 총체―여기서 자본은 사회의 집단적 목적에 복무하게 된다―로 재통합하는 데 있다.

 

요컨대 우리는 커먼즈 기반의 민주적이고 공평한 사회를 창출하려면 화폐와 신용의 역할을 다시 상상하고 다시 구축해야 한다. 이는 사람들이 공유된 자원을 공통재로 상상하고 표현하고 창출하는 과정을 통해 커머닝에 그리고 경제적·사회적 협동을 증진하는 데 참여할 수 있도록 금융을 사용함을 의미한다. 이는 기존의 대출의 주된 목적인 개인 자산의 열띤 구매 및 창출과는 매우 다른 정신적 태도이다. 그 핵심은 상호적으로 행하는 과정에 돈을 대는 것이다. 이는 화폐·신용·리스크를 관리하는 (그리고 상호적인 것으로 만드는) 지금과는 전적으로 다른 제도들, 법체계들, 사회적 관행들을 필요로 한다.

 

III. 금융을 변형시키는 아홉 가지의 혁신적 제도형태들

 

그런데 제로에서 시작할 필요는 없다. 좋은 소식은 신용과 리스크가 커먼즈에 복무하도록 새롭게 개념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이전에는 여러 제한된 방식으로 행해졌다. 이미 이 문제들을 다루기 위해 출현한, 매우 다양한 역사적으로 입증된 유망한 사례들이 있다. ‘심층 잠수’는 아홉 개의 금융혁신모델들을 탐구했다.

 

  1. 사회적·윤리적 대출

스페인의 피아레(Fiare)와 이탈리아의 방카 에티카(Banca Etica)와 같은 윤리적 사회적 은행들은 그들의 대부(貸付)가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활발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 은행들은 공정무역운동, 기업의 사회적 책임, 지역에서 어엿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지역사업들, 기타 협동적·사회적 관심사들과 연관된 대출자들에 집중한다. 방카 에티카는 400개 이상의 지방 정부들과 연결되어 있어 공적 부문 및 공동체 요소를 강력하게 가지고 있다. 이 협동적 은행의 자기자본은 현재 5천2백만 유로인데 3만5천 명의 주주들과 90개의 지역 그룹들이 소유하고 있으며, 이들은 은행의 생산물들과 서비스들을 개발하는 것을 활발하게 도우며 그 사회적 의무에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

 

  1. 지역발전 금융기관들

지역발전 금융기관들(Community Development Finance Institutions, CDFIs)[각주:5]은 협동적이고 상호적인 대출을 하는 기관들의 한 종류로서 미국에서 특히 인종차별에 맞서 신용에의 접근을 민주화하는 방법으로서 번성해왔다. 클린턴과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강력한 지원을 받은 덕택에 현재는 1천 개 이상의 사회적 임무에 의해 추동되는 기관들이 공식적으로 지역발전 금융기관들로서 인정되고 있으며, 2-3배가 되는 또 다른 기관들이 공인은 받지 못했으나 유사한 일을 하고 있다. 이들의 자산을 다 합하면 수백억 미국 달러에 달한다. 지역발전 금융기관들은 영국에서도 발전되어 유사한 방식으로 성장하고 있다.

 

  1. 공공은행들

상업적 은행체제에 의해 가속되는, 호경기와 불경기를 반복하는 경제에 대한 매력적인 대안은 공공은행이다. 공공은행들은 공적 대출 경비를 즉각적으로 내릴 수 있고 이윤을 추출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회적 욕구에 부응할 수 있는 자본을 제공할 수 있으며 그런 기획의 이자경비를 줄임으로써 기반시설 투자의 경비를 낮출 수 있다. 그 한 사례가 노스다코타 은행(the Bank of North Dakota)이다. 이 은행은 노스다코타의 60만 명의 주민들에게 10년에 걸쳐 3억 달러 이상의 배당금을 산출하면서도 소기업, 학생들, 농민들에게 낮은 이자의 대부를 제공한다. 1938년과 1974년 사이에 캐나다 은행(the Bank of Canada)도 공공 은행업을 담당하는 지부를 통해 전국 규모로 이런 식으로 영업을 했다. 캐나다에서 가장 큰 기반시설 프로젝트 가운데 일부―예를 들어 쎄인트 로렌스 씨웨이(St. Lawrence Seaway)[각주:6]―도 이런 식으로 재정을 확보했다. 시립은행들을 포함하여 세계 전역에 공공은행업의 좋은 사례들이 많이 있다.

 

  1. 이행지향적 신용

전통적 은행들이 가진 핵심적 문제는 성장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나 시장 금리가 낮을 때에는 허우적거린다는 점이다. 따라서 생태에 대한 의식을 가진 몇몇 공동체들은 성장과 무관한 상황에서도 잘 작동할 수 있으며 탄력 있는 지역 경제를 뒷밭침할 수 있는 신용 및 금융모델을 고안하려고 애쓰고 있다. 스웨덴의 쌈브루켓(Sambruket) 공동체는 자연자원 커먼즈와 이를 보완하는, 지속 가능하게 작동할 금융 커먼즈를 모두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협동조합인 이 공동체는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뒷받침하는 한 방식으로서 크라우드에쿼티 비영리 시스템을 실험하고 있다.

 

  1. 공동체의 기반시설로서의 블록체인 장부

비트코인이 투기에서 하는 역할에 대해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그 혁신적인 ‘분산된 원장’ 혹은 ‘블록체인’ 테크놀로지로 인해서 금융상의 중요한 전진이다. 이러한 획기적인 시스템은 개방된 네트워크들에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개인의 비트코인(혹은 디지털 증명서나 문서)의 진정성을 은행이나 정부기관 같은 제3자 보증인이 없이 확증할 수 있게 한다. 이는 널리 확산될 수 있다. 블록체인 테크놀로지는 네트워크 플랫폼들에서 사회적 관계를 관리하는 데―예를 들어 디지털 네트워크들에 기반을 둔 ‘분산된 협동조직들’이나 한 집단의 공동 거버넌스를 위한 틀들을 수립하는 데―신뢰할만하게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사용자들이 다른 사용자들의 신뢰성이나 신빙성을 확증할 일상적 수고를 덜 수 있다면, 개방된 네트워크 시스템들에서의 교류관계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들의 수에 제한이 없게 될 것이다.

 

  1. 보완통화들

<공동체 대장간>(Community Forge, communityforge.net)은 공동체들로 하여금 자신의 지역통화를 창출하게 하고 거래와 구성원들의 계좌를 관리하게 하며 개인 및 집단의 욕구를 선전할 수 있게 하는 소셜 네트워킹 플랫폼이다. 400개 이상의 공동체들이 드루팔(Drupal) 기반의 플랫폼을 사용하여 보완통화들(complementary currencies)을 관리한다. 2014년 말에 <공동체 대장간>은 프랑스에서 550개, 벨기에에서 113개, 스위스에서 63개의 LETS 프로젝트들[각주:7]과 150개의 시간은행들을 지원했다. 흥미로운 대안통화 가운데 하나는 유코인(uCoin)이다. 이는 프랑스에서 암호화폐(cryptocurrency)를 사용하여 기본소득을 시행하려고 하는 기획이다

 

  1. 커먼즈를 위한 크라우드펀딩

가장 혁신적인 크라우드펀딩 기획은 고테오(Goteo)이다. 이는 스페인에 기반을 둔 오픈소스 플랫폼으로서 커먼즈 기획과 원칙을 증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코테오가 일반적인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들과 다른 점은, 프로젝트들을 개선하는 데 대중의 참여를 권유하고 기부자들에게 더 큰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다. 오늘날까지 고테오는 400개 이상의 프로젝트들에 재정을 지원했으며 기금마련 목표들을 충족시키는 데 있어서 60-70%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5만 명 이상의 사용자들이 있으며 2011년 창립한 이래 2백만 유로 이상을 모았다.

 

  1. 엔스피랄과 커먼즈 기반의 가상 은행업

엔스피랄(Enspiral)은 뉴질랜드에 본부를 둔, “비즈니스와 테크놀로지의 도구들을 사용하여 긍정적인 사회변화를 만드는” 기업가들·전문가들·해커들의 네트워크이다. 이 기업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이용하여 새로운 유형의 자원의 집단적 자급(self-provisioning)과 금융을 주관할 새로운 조직구조를 창출한다. 그런 플랫폼 가운데 하나인 ‘my.enspiral’은 엔스피랄 서비스(Enspiral Services)의 프리랜서와 계약자 집단에게 자율성과 유연성을 가진 ‘월드 가든’(walled garden)[각주:8] 내에서 내부 은행업시스템의 사용을 허용한다. 엔스피랄은 또한 공동예산(Cobudget)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참여자들이 기여한 액수에 비례하여 집단적 예산책정에서 돈을 할당할 수 있게 해준다.

 

  1. 협동형 축적을 위한 새로운 조직형태들

몇몇 조직형태들은 ‘협동형 축적’―즉 상호이익을 위한 금융자원의 집단적 축적―의 새로운 형태들을 양성하는 데서 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 두드러진 사례가 특히 이탈리아, 캐나다의 퀘벡, 그리고 더 최근에는 뉴욕시에서 발전된(Solidarity NYC) ‘연대(連帶) 경제’(solidarity economy)와 다중이해관계자 협동조합(multi-stakeholder cooperative) 모델이다. 1990년대 영국의 공정무역 운동에서 발전된 협동조합 주식의 발행이 2008년 이래 매우 다양한 지역 및 공동체의 욕구―재생 가능한 에너지의 개발, 지역 상점들의 구제, 공동체에 의한 주점 구입, 지역 식품생산을 위한 토지 획득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를 위한 자본을 모으기 위해 부활되었다. 캐나다까지 확산된 영국의 공동체 주식운동은 어떻게 협동조합 형태의 자기자본(equity capital)이 공통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조달될 수 있는지를 부각시켜 준다.

 

  1. 전진을 위한 전략들

 

참여자들은 전진하기 위한 핵심 전략들 다섯을 아래와 같이 확정했다.

 

  1. 화폐를 민주화하라.

커머너들은 화폐창출체제를 포획하여 공적 목적을 위한 것으로 바꾸고 부채에 기반을 둔 화폐를 대체해야 한다. 아이슬란드 정부는 이 일을 하는 법을 보여주는 2015년 보고서를 낸 바 있다.

 

  1. 현행의 화폐를 넘어서라.

화폐는 (재화의 구매를 위한 가격에 기반을 두어 합의되는) 등가물들의 교환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관계를 증진하고 돈이 없는 사람들을 배제하는 행위들을 증진하는 경향을 가지므로, 많은 커머너들은 커먼즈의 간접적인 상호성을 존중함으로써 ‘화폐 너머’로 나아가고 싶어 하며, 공동체에 더 큰 자결능력을 줄 방법이 될, 상이한 맥락을 가진 상이한 유형의 화폐를 반갑게 맞이하고 싶어 한다.

 

  1. 미래로 돌아가라. (옛 것과 새 것의 혼합)

노동운동 및 좌파 정치와 연관된 옛 협동조합 모델들의 역사적 경험들과 지혜가 젊은 세대들이 발전시키고 있는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기반을 둔 새로운 모델들과 혼합되어야 한다. JAK 수수료 기반 은행[각주:9], ‘음의 이자’(negative interest)가 적용되는 감가(減價)화폐(demurrage currency), 대공황 시기에 지역 경제를 촉발하기 위해서 개발한 WIR 통화 같은, 시간의 검증을 받은 많은 모델들이 화폐형태를 혁신하는 데 영감을 주고 있다.

 

  1. 협동형 축적을 위한 시스템을 설계하라.

‘협동형 축적’―즉 상호적으로 사용되고 민주적으로 관리·가동되어 공통의 부를 창출하는 자본 형태들을 발전시키고 유지할 수 있는 금융예비금이나 자산을 축적하는 것―을 가능하게 할 능력을 가진 새로운 조직 형태들을 (단지 금융제도만이 아니다) 고안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탈리아, 퀘벡, 일본 등지의 다중이해관계자 협동조합들은 커머너들, 협동하는 사람들, 그리고 지속 가능한 공동체 발전을 위해 공생(共生)적 법적 구조들을 발전시키는 방법에 관한 가이드를 제공할 수 있다.

 

  1. 새로운 화폐체제를 커먼즈로 구상하는 거시적 지도를 그려라.

우리는 사람들의 일상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실물 경제’와 기생적 ‘임대소득-금융’이 지배하는 ‘비실물 경제’를 구분해야 한다. 커먼즈 기반의 신용 및 금융 체제의 지도를 거시적으로 그리는 것이 새로운 경제를 구조짓고 작동 가능하게 만드는 관계들을 그려보는 것을 도울 수 있다.

 

다음 단계들

 

위의 목표를 넘어서 더 나아가기 위한 몇몇의 특수한 행동조치들이 확정되었다. 여기에는 다음의 것들이 포함된다 : 이론적·개념적 연구, 정책개발과 확대, 금융 및 커먼즈에 대한 더 풍부하고 광범한 담론의 개발, 협동과 행동주의를 위한 새로운 장(場)의 창출, 새로운 통화들에 대한 실험의 심화, 프로젝트 개발과 커먼즈 제도들을 위한 펀딩. 즉각적인 제안 하나는 나라를 황폐화하는 사회적·경제적 위기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법을 개발해내려고 몸부림치는 시리자와 그리스 민중에게 조언을 해주고 지원하자는 것이었다.

 

결론

 

‘심층 잠수’ 토론은 커먼즈 기반의 화폐체제와 민주적이고 공평한 원칙에 기반을 둔 자본이 전적으로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많은 기존의 혹은 새로 출현하는 모델들이 지배적인 부채 및 이자 체제를 극복할 수 있으며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변형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었다. 어려움은, 그토록 많은 복잡하고 겉보기에 분리된 측면들을 가진 체제 내에서 뿌리와 가지가 모두 바뀌는 근본적인 변화와 이행 제도들의 창출을 실제로 달성하는 데 있다. 현재의 체제를 변형하여 그것을 수용적이고 민주적으로 책임감이 있으며 사회적으로 건설적이고 생태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만드는 것은 실제적으로나 전략적으로나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이 토론으로부터 마찬가지로 분명해진 것은, 많은 선택항들이 있으며 이는 양자택일적인 선택이 아니라 공존 가능한 과제들로 간주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자 없는 화폐, 부채에 기반을 두지 않는 공공부문 화폐, 여러 공적·사회적·협동적 은행업 형태들의 많은 역사적 사례들 및 현행의 사례들로부터 영감과 지침을 얻을 수 있다. 이 혁신들 각각은 서로 다른 욕구와 기능에 복무한다. 그러나 모두가 서로 보완적이며, 커머너들과 그 공동체들에 공평한 자본 및 기타 윤리적이고 유용한 금융서비스들을 제공할 수 있는 공생적 화폐체제로 통합될 수 있다. 오늘날 가능한 선택항들을 발전시키는 데서 명백하게 존재하는 문제는 기존의 개혁 기획들이 뿔뿔이 흩어져 있고 약하게 조직되어 있다는 점이다. 민주적인 동시에 지속 가능하고 인간적인 형태의 발전에 바쳐지는 화폐개혁운동에 활기와 통일성을 부여할 공유된 메타내러티브가 아직은 없다.

 

커먼즈의 원칙과 실제는 변화를 위한 역동적이고 통합된 과제를 수립하는 것을 도울 수 있으며, 많은 튼실한 도구들과 정책 제안들을 활용할 수 있다. 통일성을 부여하는 내러티브 또한 무책임한 민영은행들이 가진, 허공에서 부채 기반의 화폐를 창출하는 힘에 저항하고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데 필수적이다. 국가와 국민은 은행가들로부터 이 주권적 힘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협동적이고 민주적으로 책임감이 있는 형태의 조직들이 공통의 이익에 복무하는 실천들을 보호·유지하고 파수(把守)할 수 있는 가능한 대안적 사회구조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들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엄청난 압력행사가 필요하다. 화폐는 민주화되어야 한다. 부채의 구속은 폐지되어야 한다. 협동적 금융, 은행업, 그리고 공적으로 생성되는 통화의 새로운 체제들이 수립되어야 한다. 이런 식으로만 커먼즈는―특권을 가진 소수의 이익을 위해 종획되고 수탈되는 것이 아니라― 보호되고 증진되며 모두에게 복무하는 것이 될 수 있는 것이다. ♣

 

  • ‘Equity crowdfunding’(지분투자형 크라우드 펀딩)과 같은 말이다. ‘equity’(지분)를 크라우드펀딩 방식으로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 월급을 기반으로 한 소액의 대출을 가리킨다.
  • 조폐공사에서 지폐를 찍어내기 때문에 화폐를 조폐공사에서 만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지폐는 개념상으로 화폐가 아니라 화폐가 존재하는 한 양태이다. 은행에서 누군가에게 대출을 할 때, 대출자의 저금통장에 찍히는 대출금만큼 은행은 화폐를 만들어낸 것이 된다. 대출자는 이 화폐를 지폐로 교환할 수도 있고 다른 계좌로 이체할 수도 있다.
  • ‘rentier’(임대소득자)는 영어 위키피디아는 “특허, 저작권, 이자 등에서 파생되는 소득을 받는 사람 혹은 법인”(a person or entity receiving income derived from patents, copyrights, interest, etc)이라고 설명하고 옥스퍼드 사전은 “재산이나 소득으로부터 소득을 끌어내는 사람”( A person who derives his or her income from property or investment)이라고 설명한다. 어떻든 생산에 직접 참가하는 기업가 유형의 자본가는 여기에서 배제된다. 여기서는 뒤에 ‘체제’라는 말과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임대소득’까지만 썼다.
  • 웹을 검색해보니 ‘지역개발 금융기관’, ‘지역사회발전 금융기관’, ‘커뮤니티개발 금융기관’ 등 여러 가지가 번역어로 쓰이고 있다(띄어쓰기는 고려에서 배제하고). 나는 길이를 좀 줄이고 ‘개발’이 주는 어감이 싫어서 ‘발전’을 택했다.
  • ‘St. Lawrence Seaway’는 캐나다와 미국에서 바다를 오가는 배들이 오대호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갑문, 운하, 수로들로 이루어진 시스템이다. ‘쎄인트 로렌스’는 온타리오 호수에서 대서양으로 흘러들어가는 강의 이름이다.
  • LETS : 지역교역시스템(local exchange trading system)은 지역 주도로 민주적으로 조직된 비영리 공동체 기업이다. 공동체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에서 만들어낸 통화를 사용하여 재화 및 서비스 거래를 기록한다. (Wikipedia)
  • 이는 클로즈드 플랫폼(closed platform)의 다른 이름이다.
  • 스웨덴의 협동조합형 은행이다. ‘JAK’은 고전 경제학에서 세 개의 생산요인인 토지, 노동, 자본을 의미하는 스웨덴어 ‘Jord Arbete Kapital’의 앞 자를 딴 것이다. 관리 및 개발 비용은 회비와 대여 수수료로 지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