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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구축하라’―예술, 문화, 커머닝의 중대한 역할

* 아래는 데이빗 볼리어의 블로그의 2015년 12월 23일 게시글 ““Build the City”: The Critical Role of Art, Culture & Commoning”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몇몇 고유명사의 옮김은 실제 발음과 다를 수 있다. 데이빗 볼리어의 블로그의 글들은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3.0 License가 적용된다.

 

 

‘도시를 구축하라’―예술, 문화, 커머닝의 중대한 역할

 

 

새로운 글모음집 『도시를 구축하라―커먼즈와 문화를 보는 관점들』(Build the City: Perspectives on Commons and Culture)은 ‘커먼즈로서의 도시’가 부상하고 있음을 강력하게 확인시켜준다. 38개의 글이 담겨있는, 이 세심하게 편집되었고 아름답게 디자인된 모음집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생각의 깊이와 범위를 보여준다. 이 책은 <크리티카 폴리티츠나>(Krytyka Polityczna)와 유럽문화재단(the European Cultural Foundation)에 의해서 유럽문화재단의 아이디어캠프 모임의 일환으로서 9월에 출판되었다.

 

내가 보기에 도시를 커먼즈로서 생각하는 것은 매우 강력한 것이다. 도시에 대한 우리의 도덕적·정치적 요구들을 말하는 구조화된 틀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이 틀은 종획의 재앙만이 아니라 우리가 커머너로서 가진 권리들을 가시화하는 것을 돕는다. 이 둘은 점잖은 정계(政界)에서는 별로 반가워하지 않는 주제들이다.

 

이 책의 글들은 보통 사람들―세입자들, 가족들, 예술가들, 프리캐리아트, 이주자들, 공동체 집단들, 활동가들―이 자신의 도시에 참여하는 데서 정당한 역할을 가진다는 생각을 찬양한다. 메트로폴리스는 부유층, 산업가들, 투자자들, 지주들의 특권화된 보호구역이 아니다. 그곳은 커머너들이 의미있는 힘을 가지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에 접근하는 장소이다. 이 책은 이러한 주제를 발전시키면서 9월에 볼로냐에서 열린 ‘커먼즈로서의 도시’ 컨퍼런스를 적시에 보완한다.

 

이 책의 pdf 파일은 여기서 다운받을 수 있다. 인쇄본은 여기서 구입할 수 있다. 이 책은 유럽문화재단 및 <크리티카 폴리티츠나>나 이외에도 스위덴의 <썹토피아>(Subtopia), 프랑스의 <레 떼뜨 드 라르>(Les Tetes de l’Art), 몰도바의 <오베를리트>(Oberliht), 크로아티아의 <컬처2커먼즈>(Culture2Commons), 스페인의 <플라토니크>(Platoniq)와의 협동의 산물인데, 이 단체들은 모두가 행동연구 네트워크인 <커먼즈를 위한 연대행동>(Connected Action for the Commons)에 참여하고 있다.

 

이 책에서 자주 반복되는 하나의 주제가 있다면 그것은, 더욱 개방되어 있고 수용적이며 참여적인 도시 민주주의 모델을 위한 수단을 커머너들이 고안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예술 및 문화 프로젝트들이 이 길에 앞장설 수 있다는 것이다.

 

“극히 개인화된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모델에 도전하는 문화적 기획들을 더 자세히 주목할 가치가 있다”라고 <커먼즈를 위한 연대행동>의 비스니에브스카(Agnieszka Wiśniewska)는 쓰고 있다. “이 기획들은 사회적 유대와 타인에 대한 신뢰를 다시 수립하는 것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질적 과제는, 거버넌스를 증진시키고 사회적 연대를 구축하며 권력을 민주화하는 데서 커머너들에게 힘을 실어줄 효과적인 새 구조들을 어떻게 고안할 것인가이다.

 

이 책은 이 이슈를 여러 상이한 각도―예술, 문화, 경제, 정치, 테크놀로지―에서 탐구한다. 그 다양한 기고자들 가운데에는 P2P재단의 미셸 보웬스, 런던 정치경제학교와 뉴욕대학교에서 강의하는 유명한 사회학자 리처드 쎄네트(Richard Sennett), 유럽의회의 의원인 줄리 워드(Julie Ward)가 있으며, 기타 유럽 전역의 많은 예술가들, 비평가들, 문화활동가들이 기고했다.

 

몇몇 글들은 공적 공간들이 민주주의 자체의 기능에 중요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 민주주의는 이스탄불에서 바르셀로나까지, 프라하에서 부다페스트까지, 사유화 및 ‘발전’을 주도하는 세력이 도시로부터 생명력을 짜내고 있는 많은 도시들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실린 글 가운데 하나에서 몰도바의 사회학자이자 철학자이며 활동가인 비탈리 스프린세아나(Vitalie Sprinceana)는 2012년 치시나우(Chisinau)에서 시민들이 시정부가 시민들이 사랑하는 유럽광장(Europe Square)―공원과 국립 기념물들이 있는 장소이다―을 다시 만들려는 비밀계획에 반대하여 들고 일어난 일이 미치고 있는 지속적인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 시민들의 노력으로 공적 공간들은 실질적으로 공중에게 속해야 하며 정치인들과 관료들이 그 공간들의 운명을 정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다시 활기를 띠었다.

 

다른 많은 글들은 시민이 이끄는 예술과 문화가 어떻게 도시의 공간들을 살리고 있는지, 그리고 이 활동들이 유럽에서 민주적 과정들을 증진하는 데 어떻게 필수적인지를 탐구한다. 폴란드의 예술가이지 활동가인 이고르 스톡피제브스키(Igor Stokfiszewski)는, “전문 예술가가 아닌 사람들의 예술을 통해 풀뿌리 자기표현을 장려하는 목적을 가진 예술 활동에 특별히 주목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설명했다. “공동체에 맞추어진 실천들이 장려되며, 공감과 상호성을 발전시킴으로써 말 이외의 수단으로 유대를 창조하는 방식을 고안해낸다.” 사람들이 도시에 바치는 예술은 그 장소를 정의하는 공유된 내러티브들과 형상들을 고안해내는 것을 촉진한다.

 

이 책에서 내가 좋아하는 장들 가운데 하나는 <트랜지션 타운> 네트워크의 창립자인 롭 홉킨스(Rob Hopkins)가 <반란의 상상력 실험실>(Laboratory of Insurrectionary Imagination)의 공동창립자들과 한 인터뷰이다. <실험실>은 도시의 삶에서 상상의 새로운 공간들을 열기 위해서 활동가들과 함께 작업하는 예술가들의 단체이다. 예를 들어, 스코틀랜드의 G8 정상회담에서 있었던 시위에서 이 단체는 “반란 광대 부대”를 만든 적이 있는데, 이 부대는 립스틱을 바르고 경찰의 방패에 계속해서 입을 맞추었다. 이 단체는 또한 ‘은행가들에게 눈을 뭉쳐 던지기’를 조직했으며 수백 개의 버려진 자전거들을 시민불복종의 기계들로 개조했다. .

 

<실험실>의 구성원인 이사벨 프레모(Isabelle Frémeaux)는 그런 전술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좌파는 욕망과 신체를 사용하기를 매우 두려워합니다. 자본주의와 우파는 영특하게 잘 하지요.” 그녀의 이 말이 의미하는 것은, 많은 활동가들이 “사람들은 모르기 때문에 행동하지 않는다”라는 전제 위에서 정신을 바꿀 사실들과 통계들을 정리하려고 하지만, 사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합리적 사고가 아니라 가능한 것’(what could be)에 대한 욕망과 환상인 경우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이다. 그녀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삶의 구조를 이루었던 사물들과 가치들을 고수합니다”라고 말한다. 예술은 우리로 하여금 이러한 진실을 다시 깨닫게 해줄 수 있으며 우리에게 새 방향을 가리켜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실험실>은 예술과 공공 극장을 이용하여 사람들의 합리적인 ‘왼쪽’ 뇌에만이 아니라 정서적 삶에도 다다르고자 한다. “어떤 의미에서 예술은 마법입니다”라고 <실험실>의 존 조던(John Jordan)은 말한다. “그것은 마법의 한 형태입니다. 우리는 그것이 그 힘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믿는다면 실제로 바라는 일들이 실현된다는 것입니다. 예술은 이 순간 우리가 필요로 하는 마법을 직조해내는 일을 매우 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