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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렙 랩과 풀뿌리 맵핑

* 아래는 데이빗 볼리어(David Bollier)와 질케 헬프리히(Silke Helfrich)가 편집한 Patterns of Commoning(2015)에서 트리스턴 코플리-스미스(Tristan Copley-Smith)가 집필한 ‘Public Lab’에 관한 부분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잘 모르는 영역을 소개하는 내용이라서 번역어의 선택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미 출판되어 저작권이 부여된 자료들을 제외하면 Creative Commons Attribution-ShareAlike 4.0 International License가 적용된다.

퍼블릭 랩

퍼블릭 랩(Public Lab)은 저렴한 오픈소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도구들을 만들어내어 시민들이 함께 환경문제들을 문서화하고 조사하는 것을 돕는 단체이다. 퍼블릭 랩은 일군의 느슨하게 연결된 활동가들이 BP의 기름유출 이후에 루이지애나로 떠났던 2005년에 시작되었다. 거기서 활동가들은 연을 사용하는 로우테크(lowtech) 기술을 사용하여 해안 기름 오염을 문서화하기 시작했다. 지난 몇 년 사이에 이 단체는 국제적 공동체로 성장했으며 그 회원들은 자연환경을 더 과학적인 정확성을 가지고 이해하고 환경을 망가뜨리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물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퍼블릭 랩은 스스로를 비영리 조직에 의해 지탱되는 공동체로 본다. 그 상점에서 저비용의 오픈소스 감시키트들을 판매하는데, 이는 법적으로 기부로 간주된다. 이것이 퍼블릭 랩으로 하여금 그 감시 제품들의 판매에서 수입을 얻으면서 기본 자금을 확보하게 해준다. 퍼블릭 랩은 오픈소스 하드웨어의 개발자로서 누구라도 집에서 무상으로 도구들을 만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안내를 제공한다.

퍼블릭 랩의 진정한 가치는 도구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도구로 무엇을 하느냐에 있다. 예를 들어 풍선 매핑 키트는 사용자들로 하여금 대단히 낮은 비용으로 (기름 오염이나 해안 부식을 매핑하기 위한) 대단히 높은 해상도의 항공사진들을 찍을 수 있게 해준다. 이미지들은 퍼블릭 랩의 웹사이트에 업로드될 수 있으며, 거기서 사용자들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이미지들을 하나하나 연결할 수 있고 지도들이 공동체 사람들에 의해서 분석될 수 있다. 그 결과로 나오는 이미지들은 (만일 충분히 좋다면) 심지어 구글에 의해서 수집되어 구글의 매핑 서비스에 추가되기도 한다. (이는 오픈플랫폼 기업들이 커먼즈들에서 산출된 것을 종종 자신의 이윤창출을 목적으로 전유하는 방식을 보여주고, 왜 많은 디지털 커머너들이 지금 커먼즈 기반 상호 라이선스로 선회하고 있는지를 알게 해주는 한 사례이다.)

퍼블릭 랩은 유용한 오픈소스 도구들을 갖춘 충실한 공동체가 어떻게 디지털 커먼즈를 가치 있는 데이터로 채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이다. 그 웹사이트는 마치 거대한 공적 위키와 노트북의 혼종체인 양 편집이 매우 자유롭게 가능해서 모든 사람의 작업이 문서화된다. 공동체는 호기심 혹은 관심사에 의해 동기화되며, 퍼블릭 랩 웹사이트는 조사를 돕는 데 필요한 도구들과 정보에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그 결과로 나오는 발견들은 문서화·공유될 수 있고 정치적 변화를 위한 압력행사에 사용될 수 있다.

퍼블릭 랩의 공동창립자들 가운데 하나인 제프 워런(Jeff Warren)은 이것을 “힘의 언어를 말하기”(speaking the language of power)라고 부른다. 전통적인 항의의 수단을 통해 변화를 탄원하는 대신에―이런 탄원은 당국이 존중할 수도 있고 무시할 수도 있다―공식적인 조사가 개시되도록 압력을 넣을 수 있게 하는, 사실에 입각한 강력한 정당성을 퍼블릭 랩 공동체가 산출한 확연한 데이터가 부여해주는 것이다.

퍼블릭 랩은, 오픈 데이터, 오픈 하드웨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가진, 정부의 정책입안과 시행에 영향을 미치는 힘에 기반을 둔 새로운 형태의 중요한 공동체 행동주의를 자신들이 발전시키고 있음을 깨달은 일군의 활동가들로부터 유기적으로 진화해 나온 기획이다. ♣

* 위 글에 이어 http://unterbahn.com/thesis/에 있는 제프리 워런(Jeffery Warren)의 글 “Grassroots Mapping : tools participatory and activist cartography”의 1장을 우리말로 옮겨본다. 잘 모르는 영역을 소개하는 내용이라서 번역어의 선택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밑줄은 번역자의 강조를 나타낸다. 제프리 워런(Jeffery Warren)의 이 글에는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license가 적용된다.

풀뿌리 매핑―참여 지향의 도구들과 행동주의적 지도제작

1장 서론

1.1 풀뿌리 매핑의 정의 ― 도구들, 실천들, 혹은 공동체?

풀뿌리 매핑(Grassroots Mapping) 프로젝트를 구성하는 것은 정확하게 무엇인가? 그것은 MIT 오픈소스 라이선스에 따라 http://github.com/jywarren/cartagen 에서 구할 수 있는 일단의 코드인가? 페루의 리마 혹은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사용된 바 있는, 일단의 매핑 실행들 혹은 도구들인가? 아니면 실행하는 사람들의 공동체, 그리고 이들을 묶어주는 웹사이트, 위키, 메일링리스트인가?

근본적으로 이 프로젝트는 지도제작(cartography)에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서 일반 사용자들이 매핑을 더 쉽게 할 수 있게 만들어주려는 시도이다.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 지도들은 국가와 산업이 우리가 사는 세계에 대한 통제력을 표현하는 도구로서 간주될 수 있다. 내가 만든 도구들과 기술은, 데이터의 수집에서 디지털본 지도들과 인쇄본 지도들의 편집과 출판에 이르기까지, 지도를 만드는 수단을 단순화함으로써 지도제작의 민주화를 촉진하기 위해서 고안되었다. 이로써 내가 바라는 것은, 광범한 대중이 적당한 비용으로 지도를 만드는 능력이 아래로부터의 지도제작 행동주의에 힘을 실어주고 기존의 지도제작의 권력구조를 우회했으면 하는 것이다.

풀뿌리 매핑 프로젝트의 핵심은 기술들의 새로운 결합을 특수한 각 공동체들에 적용하는 것이다. 이 기술들은 풍선들과 연들을 사용하는 저비용 항공 이미지생성 기술과 그 결과로 나오는 이미지들을 하나하나 연결하여 지도로 만드는 새로운 온라인 도구로 구성된다. 이 도구들의 성공은 페루 리마의 공동체들에서 그리고 멕시코만의 기름 유출 위기 시에 이 새롭고 낯선 도구들을 기꺼이 사용하고자 했으며 자신들의 사용 잠재력을 보았던 단체들과 개인들의 노력과 신념에 기인한다. 여기에는 만자니타 ‘A’의 카를라 델 카르피오(Carla del Carpio of Manzanita ‘A’), 약물남용 방지를 위한 정보 및 교육 센터(CEDRO)의 에르네스토 페르난데스(Ernesto Fernandez)(이 둘은 페루의 리마에서 활동했다), 또한 리마의 에스쿠에랩(Escuelab)의 대니얼 미라클(Daniel Miracle)을 비롯한 몇 명이 포함된다. 또한 뉴올리언스에 있는 루이지애나 버킷 브리게이드(Louisiana Bucket Brigade)의 크리스 안신(Kris Ansin), 섀년 도스마건(Shannon Dosemagen), 앤 롤프(Anne Rolfes)가 포함된다. 이 외에도 지치지 않고 연과 풍선을 날리고 날마다 수마일 길이의 끈을 풀고 감았던 수십 명의 참여자들이 포함된다. 아마 가장 중요한 점은, 도구들이 참여자들에 의한 지속적인 사용에 응하여, 그리고 그것을 사용한 사람들의 결과 입력과 협동을 통해 발전하고 진화했다는 점일 것이다.

1.1.1 항공 이미지의 사용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환경감시, 토지 보유권, 저널리즘, 상업적 이용 등 다양한 목적으로 지도를 만들었다. 청년들의 워크숍에서 실제로 해보는 학습과 공동체 계획을 강조하며 많은 지도들이 제작되었다. 그리고 위기 상황과 갈등 지역에서는 주문에 맞추어 지도를 제작하는 도구들 특유의 능력이 탐구되었다. 이 기술은 낮은 비용 때문에 저소득 혹은 개발도상 지역에서 그리고 지역 수준의 도시계획에서 더 광범하게 사용될 잠재력을 가진다. 자신의 집을 새로운 관점에서 볼 수 있는 능력은 공동체·환경 및 사회적 이슈들에 대한 사유와 토론을 개시할 수 있다. 지역 공동체들에 관여하면서 그 공동체들로 하여금 그 도구들을 사용하는 법을 가르침으로써 매핑은 원격감지가 특징인 노력들―사람들을 데이터로 취급하고 지도제작의 인간적 측면을 그럴듯하게 가리는 노력들―보다는 인간관계에 더 적절한 연관성을 띠게 되었다.

1.1.2 교육으로서의 풀뿌리 매핑

이 프로젝트가 널리 사용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나와 도구를 소유하고 있는 다양한 참여자들은 다양한 교육자료들― 설명서, 온라인 비디오, 워크숍―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프로젝트를 발전시켰다. 이 자료들은 페루 리마의 10-15살짜리들에서부터 웨스트버지니아와 켄터키의 환경활동가들에 이르는 광범한 청중을 대상으로 했다. 이러한 문서화 작업은 지난해에 수십 개의 워크숍들에서 내가 참여자들과 협동하고 그들을 가르치면서 발전했으며, 프로젝트 위키도 여기에 포함되는데, 이는 참여자들이 그들의 작업, 비디오들, 메일링리스트들을 모아놓은 블로그로서 여기서 새로운 아이디어들과 프로젝트들이 토론되고 비판된다.

조지아주의 쌘트레디아에서 풀뿌리 매핑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

1.1.3 공동체로서의 풀뿌리 매핑

카타겐 맵 렌더링 틀(the Cartagen map rendering framework)과 항공 이미지를 보정하는 카타겐 니터(the Cartagen Knitter)와 같은 디지털 도구들조차도 결국 광범한 매핑 공동체에서 동료들과 기여자들의 도움과 지원으로 구축되었다. 테크놀로지 프로젝트에서 이것이 규범이 되었다는 것이 이 작업의 많은 부분이 그러한 기여 없이는 불가능했으리라는 사실, 그리고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강점 가운데 하나는 특수한 욕구를 가진 공동체들과의 협동에서 발전했다는 점이라는 사실의 의미를 깎아내리지는 못한다.

도구들을 구축하는 것은 더 추상적인 테크놀로지를 발전시키는 것과는 다르다. 그것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들과의 지속적인 소통만이 아니라 일련의 타협과 실용적 결정이 디자인 과정을 이끌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풀뿌리 매핑 프로젝트는 특수한 욕구들에 대한 반응으로서 발전했으며, 고립되고 순전히 학술적인 작업으로 검토되기보다는 그것이 염두에 둔 특수한 이용의 맥락에서 검토되어야 한다.

캡처

보정

출판

2-3명의 사람들이 하루에 수평방킬로를 매핑할 수 있다.

사진들을 분류하는 데 1시간 이상, 최대 하루까지 걸릴 수 있다.

카타겐 니터에서 내보낸 것이 TMS 혹은 인쇄 가능한 GeoTiff를 생성한다. 웹으로 접근하기만 하면 된다.

1.2 도구들, 테크놀로지들 그리고 청중

풀뿌리 매핑 기획의 일부로서 개발된 도구들은 경험과 전문지식이 거의 없어서 단순하고 직접적인 지도제작 도구들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강력하고 효율적인 매핑 테크놀로지를 필요로 하는 열렬한 참여자들의 욕구에도 응한다. 따라서 도구들 가운데 일부는 사용하기가 간단하면서도 ‘파워 사용자들’ 혹은 코드를 자유롭게 쓰고 편집하는 사람들에 맞추어져 있다. 카타겐 틀이 이 범주에 속한다. 항공 이미지를 캡처하는 풍선 및 연 플랫폼들과 같은 도구들은 더 광범한 청중에게 맞추어져 있다. 카타겐 틀의 특수한 응용프로그램인 카타겐 니터도 그렇다. 다양한 도구들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풀뿌리 매핑 키트(Grassroots Mapping Kit)는 최초의 항공 이미지를 캡처하여 가공하고 결과를 조합하여 디지털본 및 인쇄본 지도들을 출판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이 절은 필요한 도구들과 관련된 틀짜기, 의도, 청중에 초점을 맞추며, 도구들에 대한 전문적 논의는 6장에 들어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지도제작자들이 연, 풍선, 헬륨 탱크, 디지털 카메라, 최소 200미터의 끈 및 기타 각종 기자재들을 가지고 지도를 제작하려는 장소를 방문한다. 끈을 묶은 풍선이나 연에 카메라를 부착하여 1-10초의 주기로 사진을 찍도록 카메라를 설정하고 지역의 규정에 따라 고도를 200에서 2000미터 사이로 올려서 이미지를 캡처하도록 한다. 지도제작자들은 묶은 끈을 감아서 카메라를 회수하며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를 사용하여 가장 좋은 이미지들을 카타겐 니터 웹사이트에 업로드한다. 이 웹사이트에서 새로운 온라인 지도를 만들어내는데, 오픈스트리트맵(OpenStreetMap) 벡터 데이터나 바둑판식 기본 레이어를 준거로 삼아 각 이미지가 보정될 수 있고 최종적으로 지도로 조합될 수 있다. 그 결과는 사용 의도에 따라서 온라인에서 보기 위해서 다른 웹사이트에 끼워넣어질 수 있고, 바둑판식 지도 서비스(a Tiled Map Service, TMS)로 내보내질 수도 있으며 지리TIFF(Geographic TIFF, GeoTIFF) 파일로 인쇄될 수도 있다.

풀뿌리 매핑 키트 및 그와 연관된 기술들은 프로젝트 위키인 http://wiki.grassrootsmapping.org에 완벽하게 문서화되어 있으며 추가적인 지원과 토론은 프로젝트 메일링리스트와 블로그에서 볼 수 있다. 이는 세계 전역에서 과거에 진행되었고 현재 진행 중인 매핑 노력들의 광범한 문서화와 함께 http://grassrootsmapping.org에서 볼 수 있다. 인쇄물 문서 역시 각 키트에 딸리도록 고안된 5쪽의 삽화를 넣은 설명서와 몇 가지 체크리스트의 형태로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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