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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숲을 바라보기>


1990년대에 중부 오리건 주의 많은 지역 사회가 ‘삼림 전쟁’으로 인해 분열됐다. 환경운동가들은 미국 산림청을 관리법 위반으로 고소했다. 수십 년간 벌목 회사들에게는 공유림(公有林)을 모두 베어 내고, 나무 단일재배를 시작하고, 산간에 생태학적으로 해로운 길을 건설하도록 허용되었다.

연방법원 판사가 미국의 태평양 연안 북서부 지역에서 시행 중인 벌목 작업을 사실상 중지시킨 명령을 내린 1991년에 환경운동가들이 승소했다. 멸종 위기에 처한 점박이올빼미가 많은 논쟁의 초점이었던 동안, 알을 낳기 위해 상류로 헤엄치는 태평양의 연어를 포함한 전체 생태계가 위험에 처해있었다.

종종 소송과 정부의 명령 외엔 다른 방도가 없고 1991년 소송은 분명히 필요했다. 그러나 정말 흥미로운 것은 그 여파다. 산림청은 숲을 단순히 사람이 출입할 수 없는 야생 보호 구역으로 지정하는 대신에 주목할 만한 협력적 거버넌스 실험을 착수시켰다.

이 지역의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은 의회 정치, 산업 로비 활동, 분열을 초래하는 공적 태도 등에 의해 움직이는 관료주의적 절차의 표준적인 체제에 의지하지 않고 싸이유슬로 국유림(Siuslaw National Forest)을 관리하는 ‘유역 협의회’(watershed council)를 만들었다. 20년 뒤, 이러한 열린 커머닝 과정은 숲 생태계를 주목할 만하게 복원했는데, 이는 정치와 형식적인 법률 제도에 의해 추진된 이전의 숲 관리 체제에 대한 암묵적인 고발이 되었다.

이 이야기는 작가이자 감독인 앨런 호닉(Alan Honick)이 ‘환경윤리를 위하는 산림청 직원 모임’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제작한 30분짜리 훌륭한 다큐멘터리 <숲을 바라보기>(“Seeing the Forest”, Alan Honick, 2015)에 나온다. 호닉은 어떻게 보호구역 외부에 남아 있는 오래된 숲 대부분을 오리건 주의 공유지(公有地)가 포함했는지를 기록한다.

이 숲들은 복잡하고 아주 오래된 생태계였다. 특히 캐스케이즈(Cascades) 서쪽 지역이 그러한데, 그곳에서는 태평양 폭풍우가 가져다주는 습기가 풍부하고 다양한 온대성 우림을 만들어냈다. 수백 종의 동식물들이 생존을 위해 이 서식지에 의존했다.

40년 동안 이 숲들은 산업체들이 사유지에 사용한 것과 동일한 방법을 사용하여 벌목되었다. 어마어마한 넓이의 자리가 싹 베어진 다음에 가장 빨리 자라는 나무들의 단일재배로 빽빽하게 채워졌다. 그 나무들이 충분한 크기가 되면 모두 베어지고 다시 다른 나무들이 심어질 예정이었다. 이런 식으로, 이런 방법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지속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한에서, 계속 반복된다.

1991년 소송의 여파로 들끓는 적대감과 소송이 다시 폭발할 수도 있었다. 그것은 ‘일자리 대 환경’이라는 낡고 친숙한 서사에 바탕하고 있는 것으로서, 정부가 중재하고 해결해야 할 분쟁이었다.

그러나 오리건 주는 새로운 공간과 공유된 서사를 개시하는 ‘북서부 숲 계획’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싸이유슬로 유역 협의회’(The Siuslaw Watershed Council)는 숲에 관심이 있는 누구라도 열린 원탁회의에 초청하여, 숲을 어떻게 관리하고, 벌목 회사, 환경운동가, 레저어획인, 지역공동체, 여행자 등의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어떻게 해결하거나 완화할지 논의하도록 했다. 결과는 모두의 동의에 기반을 뒀다.

어떤 환경운동가는 벌목 산업의 대표와 결코 같은 테이블에 앉고 싶지 않았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하나의 집단으로서 앉아서 이야기하는 과정은 모든 이들에게 중요한 행동 경험이었다. 그것은 서로에 대한 의심을 극복하고, 신뢰를 구축하며, 과거의 차이는 차치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에 위험을 무릅쓰는 과정이었다. 협의회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산림청 직원이 설명했듯이) 어떻게 기금을 쓸지를 포함하여 싸이유슬로 숲과 관련하여 ‘법에 버금가는 구속력이 있는’ 의사결정권을 가진다.

이 과정은 하천에서 연어를 복원하는 공유된 목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참가자들 사이에 입장의 차이가 남아있지만 모든 이들은 형식적인 절차로 이루어진 정치나 법률 제도를 통해 ‘승리’하기보다는 실행가능한 해결책 찾기를 지향한다.

이 과정의 한 장점은 일을 하는 데 있어서 관료적·법률적인 한계를 건너뛰기 위해서 비공식적인 합의를 해왔다는 것이다. 연어의 일생은 시내의 상류에서부터 바다에 이르는 전체 유역을 가로지르는데, 그 넓이는 산림청의 토지를 훨씬 넘어서 많은 사유지와 공동체 토지를 포함한다. 유역 협의회는 이런 관할 문제 중 일부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었고, 사람들이 관료적으로 운영되는 과정이 허용하는 것보다 더 유연하고 광범위한 계획을 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그 계획에는, 흔히 법적 폭력, 많은 돈, 문화 양극화가 만연한 규제적인 과정들에 들어있다고는 말하기 힘든 내장된 합의와 정당성이 있다.

유역 협의회는 산림청이 전형적인 관료체계로서 행동하지 않게 할 가능성이 높은 모든 종류의 해결책을 착수시킬 수 있었다. 협의회는 도로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오래된 벌목 도로를 사용중지시키는 한편 선택적이고 생태학적으로 책임감 있는 방법으로 숲의 간벌(間伐)(([역자 주] 한국 산림청 산림임업용어사전 참고 http://www.forest.go.kr/newkfsweb/kfi/kfs/mwd/selectMtstWordDictionary.do?&pageIndex=1&searchWord=&searchType=&wrdType=&searchWrd=&mn=KFS_02_08_06_05_01&wrdSn=93))을 감독했다. 협의회는 연어가 상류로 이동할 수 있도록 시내를 닮은 지하수로를 만드는 등 시내와 유역의 생태적 기능을 회복시켰다. 물고기들이 죽은 나무들이 있는 서식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죽은 나무들은 시내 바깥으로 끌어내지 않고 그대로 둔다. 기타 등등.

2012년에 큰 폭풍이 숲을 강타했을 때 시내와 도로에 미친 영향은 극히 적었다. 실제로 대단히 강력했던 1996년 폭풍의 충격보다 훨씬 적었다. 물론 이러한 효과적인 숲 관리를 이야기하는 것은 ‘뉴스’로서 자격을 얻을 만한, 파괴된 모습을 보여주는 종말론적 사진이 없기 때문에 더 어렵다.

호닉의 절제되고 잘 만들어진 영화는 열린 협력의 잠재성에 관해 강력히 주장한다. 열린 협력은 숲만큼 크고 생물물리학적인 것도 성공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미국 문화의 시장 개인주의자들도 커머닝을 통해 근본적인 변형을 이룰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