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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15M 운동 : 민주주의 헌장

* 이 글은 커먼즈 활동가 데이빗 볼리어의 블로그(http://www.bollier.org/)에 올라있는, 2014년 6월 26일자 글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데이빗 볼리어의 블로그의 글들은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3.0 License가 적용된다

스페인의 15-M 운동 : 「민주주의 헌장」

마드리드에 자리한 <게릴라 번역>에서 활동하는 스타꼬 트론꼬소(Stacco Troncoso)와 그의 동료들은 스페인에서 나온 중요한 성명서인 「민주주의 헌장」(“Carta por la Democracia”)을 영어로 옮겼는데, 이 성명서는 세계 전역에 있는, 소문자 ‘d’의 민주주의자들(democrats)에게 큰 관심을 끌 것으로 본다. 트론꼬소는 이렇게 설명한다. “이 성명서 뒤에 있는 그룹인 <민주주의를 위한 운동>(Movimiento por la Democracia)은 스페인의 15-M 운동이 전개되고 발전된 흐름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들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이 그룹은 스스로 당이 되기를 욕망하지 않으면서 명확하게 정치적 무대를 표적으로 한다. 그들의 「민주주의 헌장」은 정치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감동적이고 면밀한 텍스트이다. 이 헌장은 민중을 위한 정치를 제안한다. 환경 현실과 사회 정의에 확실하게 근거를 두고 있으며, 커먼즈에 기반을 두고 있고, 기업의 이익과 신자유주의적 명령들로부터 방어되는 정치를.”

<민주주의를 위한 운동>은 다음과 같이 스스로를 소개한다. “우리는 그 부패로 인하여 우리를 더 가난하게 만들고 도시와 마을로부터 쫓아낸 경제적·정치적 모델이 파괴되던 시기에 등장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우리의 손에 쥐고자, 체제가 우리에게 가하는, 민주주의를 탈취하려는 항상적인 위협에 맞서 그것을 지키고자 여기에 섰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위한 운동>이다. 우리는 ‘그렇다, 우리는 할 수 있다!’라고 수천 번이라도 말하고자 탄생했다. 우리는 우리가 실제로 해낼 능력을 가졌다는 것을 진실로서 확신하기에,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우리에게 말하는 그 누구에게나 도전할 것이다.”

「민주주의 헌장」은 “공공 정책과 대의민주주의의 변형을 목적으로 하며 대중의 도전과 참여에 열려있는 매우 상세한 계획”이라고 트론꼬소는 말한다. 트론꼬소가 속한 번역자 네트워크는 영어로 번역하는 가운데 “자발적 그룹들이 생산한 저작을 모으고 편집하는 사람들”로서 행동한다. 번역자들인 하론 로완(Jaron Rowan), 하이메 빨로메라(Jaime Palomera), 루시아 라라(Lucía Lara), 로따(Lotta), 디에고(Diego) 및 트론꼬소와 편집자인 제인 로스 립턴(Jane Loes Lipton)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나는 이 헌장에 끌리스몬(Clismón)이 직접 그린 삽화들이 들어가 있는 점이 마음에 들며, 여기에 그 가운데 하나를 올려놓는다.

이 감동적인 문서의 서두 몇 단락을 여기 소개한다.

이 헌장은 전망의 결핍, 대량 실업, 사회적 권리와 혜택의 감소, 철거, 정치적·금융적 부패, 공공 서비스의 붕괴로 이루어진 깊은 병에서 탄생했다. 이 헌장은 정당성과 듣는 능력을 결핍한 정치 체제가 내놓은 약속에 대해 사회적 대다수가 확신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대한 반응으로 작성되었다.

양당제도, 널리 퍼진 부패, 긴축정책이 부과하는 금융독재, 공공재의 파괴가 자신의 고유한 한계로 인해 오랫동안 고통을 겪어온 민주주의에 마지막 타격을 가했다. 이 한계는 1978년 헌법에 이미 존재했었다. 이는 사회를 권력의 집중으로부터 보호하지도 않고 비(非)대의적 정치계급의 공고화로부터 보호하지도 않는 정치적 틀로서 요약될 수 있다. 이 정치적 틀은 시민의 참여를 거의 허용하지 않으며 우리의 보호와 공동의 발전을 위한 집단적 권리의 새로운 체계를 구축할 수 없는 체제를 수립했다. 이는 몇몇 매우 중요한 대중 시위들에도 불구하고 방대한 다수의 요구가 계속해서 무시되었다는 사실에서 명백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제도적 방해와 지배자-피지배자 사이의 점증하는 분리라는 상황에서 출구는 하나밖에 없는 듯하다. 바로 정치적·경제적 권력에 대한 시민의 통제에 기반을 둔 민주주의의 심오한 확장이다. 물론 그나만 남은 민주주의마저 계속 위축되고 있으며 내적 개혁의 시도들은 동일한 잘못을 반복함을 의미할 뿐이므로, 우리는 게임의 규칙을 변화시킬 기회를 잡아야 한다. 모든 관심사에 대한 효과적인 의사결정 능력을 사회에 돌려주기 위한 민주적 변화이다.

현재의 민주주의에 대한 대안이 카오스와 독재 사이의 양자택일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민중 사이에서 창출된 민주주의가 가능하다. 단순히 투표로 환원되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참여, 시민의 통제, 평등한 권리에 기반을 둔 민주주의이다.

이 헌장은 이러한 민주화 과정에 기여하려는 욕망으로부터 출현했다. 이런 의미에서 이 헌장의 기여는 기쁨의 장소로부터, 시민을 움직이는 에너지로부터, 정당의 외부에서 일어나는 정치로부터 이루어진다. 이 헌장은 1인칭 복수로 말하며, 모든 사람에게 살 가치가 있는 삶의 구축이 그 목적이다. 물론 추동력은 민주주의 자체이다. 민중은 지금과는 다르게 스스로를 다스리고 같이 살아가는 형태를 발명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 헌장은 오늘날의 투쟁들이 장차 올 민주주의의 기반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만들어졌다.

이 헌장은 본질적으로 새로운 토론과정의 개시를 요구하며 그것이 삶, 존엄, 민주주의를 보장하는 정체적·경제적 재구조화를 낳기를 요구한다. 이 헌장은 새로운 사회적 계약의 수립에의 기여로서, 민중이―‘누구나’가―진정한 주인공이 되는 정치개혁 과정에의 기여로서 여기 제시된다.

이제 시민들이 공적 제도들과 자원들을 전유하여 그것의 보호, 통제, 공정한 분배를 보장할 때이다. 광장들에서 그리고 네트워크들에서 우리는 세상에서 존재하는 방식을 영원히 바꿀 단순하고 결론적인 무언가를 배웠다. 우리는 ‘그렇다, 우리는 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헌장 전문은 여기서 읽을 수 있다. 이 헌장이 민주주의의 부활을 가져오기 위해 싸우는 많은 세력들이 모이고 협동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