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바사의 빈민가와 디지털 통화



 

케냐에서 두 번째 큰 도시 몸바사(Mombasa)에는 방글라데시(Bangladesh)라는 빈민가가 있다. 여기 살던 아시아인의 이름을 따서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이 아시아인은 기반시설의 대부분을 가지고 떠난 상태라고 한다.) 쓰레기로 가득한 시궁창들이 주름진 쇠로 만든 오두막들 사이를 뱀처럼 구불거리며 지나가는 것이 지금 이 빈민가의 모습이다.

이곳은 디지털 테크놀로지와의 연관을 뽐낼 곳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이 빈민가는 뜻밖에도 현대 화폐와 관련된 거대한 실험장이 되었다. 현재 일주일 동안 방글라데시의 주민들은 모두가 염소, 토마토, 석탄, 숯을 블록체인 기반의 극히 지역화된 디지털 통화들을 사용해서 교역하고 있다. 기획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운이 좀 좋으면 이 디지털 마이크로경제가 이 공동체와 근처의 다른 공동체들을 가난으로부터 빼내줄 것이라고 말한다.

‘방글라-페사’라고 이름 붙은 디지털 토큰은, 케냐에 기반을 두고 이더리움 기반의 뱅코르 프로토콜(Bancor Protocol)을 사용하는 비영리단체인 그래스루츠 이코노믹스(Grassroots Economics)에 의해 8월 7일에 첫 단계로 도입되었다. 이 플랫폼은 암호통화들의 판매자들과 구매자들을 뱅코르 스마트 토큰(Bancor Smart Token)을 통해 연결시켜 주민들이 현금에 재빨리 접근하는 것을 돕는다.

방글라-페사는 2013년 이래 공동체의 신용체계를 살리기 위한 의도로 사용되어온 종이토큰을 보완한다. 뱅코르의 이사이며 그래스루츠 이코노믹스의 창립자인 러딕(Will Ruddick)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의 지역시장은 매주 붕괴하곤 했으며 주민들은 식탁에 올릴 음식을 거의 구하지 못했다고 한다. 러딕에 따르면 문제는 케냐 실링의 유통이 수요와 공급을 반영하지 못한 데 있다. 실제로 공급에 의해서 충족되는 지역의 욕구를 반영하지 못했던 것이다. 케냐 실링이 광범한 경제의 흐름에 종속되어 있어서 방글라데시에 유통될 재화들이 많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살 현금이 없었던 것이다. 토큰의 판매 이전에는 “상황을 타개할 화폐가 없었”다고 공동체에 방글라-페사의 사용법을 가르치는 방글라데시 주민 오냥고(Emma Onyango)는 말한다.

그래서 그래스루츠 이코노믹스가 공동체와 접촉해서 각 주민마다 200개의 토큰을 만들어 주었다. 이 토큰들은 이자를 발생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그 가치를 유지하려면 지역의 재화를 사는 데 계속적으로 지출되어야 한다. 이것이 시장의 밀물과 썰물에 맞추어진 마이크로경제를 창출한다. 그리하여 내부 교역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속도로 계속된다. 이것이 케냐 실링에 가해지던 압박을 풀어준다. 주민들은 케냐 실링을 이제 다른 곳에, 심지어는 하찮은 것에 지출한다. ”사람들은 지금 회전목마를 타고 있어요’라고 오냥고는 말한다. 안정된 교환수단이 풍부하니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더 안전하게 느낀다. 오냥고는 이렇게 말한다. “죄를 짓는 소년들이 있었어요. 아침에 물에 빠진 새 시체를 발견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밤에 바깥에 나갈 수 있어요. 공동체 안에서 안전하다고 느낍니다. 이것은 하늘이 주신 선물입니다.”

이제 토큰체계는 디지털화되었다. 뱅코르 프로토콜은 토큰의 공급과 가치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알고리즘들을 수용한다. 그런 다음 각 거래를 이더리움 블록체인 위에 안전하게 각인시킨다. 뱅코르 프로토콜은 방글라-페사 소지자들이 그들의 토큰을 다른 통화와 교환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이웃 공동체들과의 교역을 촉진시키고 더 많은 외부의 재화들에의 접근이 가능하게 해준다. 이 프로토콜은 방글라-페사의 가치가 수요 및 공급과 일치하도록 자동으로 조정하는 일종의 부표이다.

뱅코르의 소통 이사인 하인드먼(Nate Hindman)은 이 복잡한 상호교환의 체계는 프로토콜 없이는 계산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그래스루츠 이코노믹스는 이 과정을 디지털화함으로써 건강한 지역경제의 시동을 걸고 그것이 확대될 수 있게 한다.

러딕에 따르면 시범 단계가 잘 진행되고 있다. 일단의 점포주들, 생선을 파는 여성들, 학교 교사들이 지금까지 각각 500개의 디지털 토큰을 받았다. 이 토큰들은 이미 종이 바우처 체계를 사용하는 250개의 지역 사업체들에서 재화와 교환될 수 있다. 러딕은 단기 목표는 토큰 소지자들의 수를 1천 명의 스마트폰 소유자들 이상으로 증가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스마트폰은 가난한 케냐인들 사이에 놀랍도록 흔하다. 이들은 엠-페사(m-Pesa)라는 인기 있는 모바일뱅킹 앱을 사용한다.)

토큰으로 지불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직접 얼굴을 맞대고 행해진다. 마을 사람들은 파는 사람에게 특정의 재화나 서비스를 요구하고 적절한 수의 토큰을 뱅코르 앱을 사용하여 전송한다. 그런 다음 거래가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비용이 지출되지 않는) 사이드체인에 각인된다. 지금까지 마을 사람들은 전자 토큰을 토마토, 차파티[밀가루를 발효시키지 않고 반죽해서 철판에 굽는 빵―정리자], 학자금, 이발, 숯, 쓰레기수거 등과 교환했다.

머지않아 뱅코르는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개시하여 스마트폰이 없는 사용자들도 거래를 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그런데 그 서비스 없이도 현재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는 듯하다. 마을 사람들은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테크놀로지를 가지고 시스템의 요구에 잘 적응하고 있다.

극적인 사건들도 있었다. 러딕은 2013년에 일단의 공동체 지도자들과 투옥된 바 있다. 종이 바우처를 배급하는 것이 분리주의적 반란에 해당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6개월 동안의 법정 싸움 끝에 러딕 등은 마침내 석방되었다. “어떤 법도 어긴 바 없어요”라고 러딕은 말한다.

그래스루츠 이코노믹스는 신나게 나아가고 있다. 더 멀리 콩고,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에서 공동체에 의해 추동되는 통화들이 속출하면서 곧 우리 모두 블록체인 토마토들을 먹게 될지 모른다.

* 토마토(농산물) 유통에의 블록체인 활용에 대해서는 https://www.eurofresh-distribution.com/news/carrefour-deploys-blockchain-technology-tomato-channel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