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을 커먼즈의 생태계로서 다시 상상하기



 

패션계에 글로벌 패션 시장을 개조하길 원하는 디자이너들, 패션하우스들, 학자들, 그리고 활동가들의 꽤 큰 집단이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놀랍게도 옷을 디자인하고 생산하고 유통하는 새로운 방식을 발명하려는 상당한 움직임이 진행 중이다. 낮은 급여, 남용되는 노동력, 막대한 양의 폐기물, 혐오스러운 마케팅 전략에 의존하는 글로벌 시스템에 염증을 느낀 많은 패션 활동가들이 실용적인 대안들을 개발하고자 한다.

나는 최근 이 주제에 관해 한 주요 패션 콜로키움에 강연을 요청받았다. 네덜란드의 아른헴에서 열린, 약 500명의 사람들이 참여한 이 행사는 <스테이트 오브 패션>(State of Fashion)이라 불리는 연례 전시회와 아트이지 예술대학교(the ArtEZ University of the Arts)의 후원을 받았다. 이 콜로키움은 그 임무를 이렇게 말했다. “패션 시스템을 철저히 탐구하고 파열시키고 재규정하고 변형시키기 위해서는 디자인에 의해 추동되는 연구뿐만 아니라 가치에 더욱 기반을 둔 비판적인 사고가 절실히 필요하다.” “윤리, 포용력, 그리고 책임 있는 소비자주의를 더욱 적극적인 방식으로 반영하는 패션 현실로 나아가기 위한 방법을 공동으로 조사하는 것”이 목적이다.

[나는 ‘새로운 럭셔리를 위한 연구’라는 콜로키움 제목에 조금 혼란스러웠다. 이 행사는 사회 혁신을 귀하거나 고급스러운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열망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는 ‘럭셔리’라는 개념이 패셔니스타들의 열정적 DNA에 너무 각인되어서 쉽게 바꾸지 못하는 것 같다.]

나는 패션 산업을 개조하기 위한 접근들의 광범위함에 감명 받았다. 가장 강력한 노력이 <패션 혁명>(Fashion Revolution)이라고 불리는 한 집단에 의해 행해지고 있었다. 전지구적 시민단체인 이 집단은 12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사망한, 방글라데시에 있는 라나플라자 의류공장 붕괴 참사 이후 활동을 시작했다. <패션 혁명>은 영화 <트루 코스트>(The True Cost)가 보여주는, 실제의 (높은) 의류 비용과 관련된 폐해가 앞으로 일어나는 것을 막고자 패션 공급망을 더욱 투명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패션 혁명>은 또한 2000년부터 2014년까지 세계적으로 의류 생산을 두 배나 증가시키는 데 기여한 패션 산업의 한 부문인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을 비판했다. 패스트 패션 산업은 엄청난 양의 폐기물을 배출했다. 구매한 옷 중 약 40%의 옷들은 거의 혹은 전혀 입지 않는다.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옷을 3.3번 입는다. 그리고 소매 의류의 약 삼분의 일은 팔리지 않아 결국 태워지거나 폐기된다. 매년 약 4000억 제곱미터 규모의 직물 폐기물이 나오고 있다.

‘지속가능한 패션’은 많은 연설자들에 의해, 소중히 간직할 수 있고 오래 입을 수 있도록 디자인된 옷을 가리키기 위해 사용되는 말이다. 옷에 대한 감정적인 애착을 탐색하고 어떻게 지속가능한 디자인과 오래가는 미학을 개선시킬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크리스틴 하퍼(Kristine Harper)는 옷의 ‘심미적인 지속가능성’(aesthetic sustainability)을 언급했다. ‘리커버링 디자이너’(recovering designer)인 오르쏠라 데 까스트로(Orsola de Castro)는 어떻게 “사랑받는 옷들이 오래가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속 가능한 패션의 또 다른 선구자는 오스클렌(Osklen)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브라질의 인스티뚜또-E(Instituto-E)의 설립자인 멧사바트(Oskar Metsavaht)이다. 그는 옷에 쓰일 수 있는 지속가능하고 재활용 가능한 새로운 종류의 소재를 개발하려는 회사의 적극적인 노력을 그린 단편 영화를 보여줬다. 오스클렌은 또한 새로운 종류의 공급망과 ‘의식있는 소비’(conscious consumption)를 창출했다.

네덜란드 아른헴의 아트이지 예술대학교로 옮기기 이전에 뉴욕의 파슨스 디자인 학교(Parsons School of Design)에서 패션 분야의 대안적 교과과정을 개발한 가첸(Pascale Gatzen) 교수와 같은 사람들 덕분에 이런 종류의 아이디어들이 오늘날 패션 교육에 스며들고 있다. 가첸은 패션에 대한 그녀의 철학을 이렇게 설명한다. “더 아름답다거나 아니면 우리를 더욱 행복하게 하기 때문에 선택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가장 큰 이윤을 내기 위해 이루어집니다. 당신이 옷을 입는 방식이 곧 당신이 이 세상에서 스스로를 위치시키는 방식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패션을 되찾아 사회 변화를 위한 촉매제로 만들 수 있을까요?”

가첸은 옷만들기 기술을 회복시키기를 열망한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옷을 디자인하는 것과 만드는 것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나는 학생들이 만들기를 통해 디자인할 것을 장려합니다. 재료, 아이디어, 그리고 우리의 손과 몸에서 나오는 감각 사이의 역동적인 관계를 조절하는 과정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생각을 확대하기 위해 가첸은 허드슨 벨리에 손으로 직접 짠 재킷을 생산하는 <빛의 친구들>(the Friends of Light)이라 불리는 직물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근처 농장의 양으로부터 자란 양모를 사용하기 때문에 모든 재료들이 그 지역의 것이고 생산 과정은 세심하고 통합적이다. 그만큼 공을 들이므로 각 재킷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이 160시간이다.

문제가 없지는 않다. 옷이 노동집약적이고 독창적일수록 더 비싸지기 마련이다. 이는 하이패션윤리나 상업 모델로 변질될 위험성이 있다. 친환경 패션은 ‘럭셔리’가 돼서는 안 된다. 비록 비용이 더 많이 들더라도, 혁신적인 생산 방법들을 시도하고 의류 디자인과 생산의 기술적 감각을 복원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또한 사람들을 저가, 저품질의 ‘패스트 패션’ 중독으로부터 떼어낼 가치가 있다.

지금까지 보았듯이 사회를 생각하는 패션이 감당해야 할 진짜 과제는 초자본주의에 의해 추동되는 현재의 지배적인 시장으로부터 분리될 수 있는 병행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것만이 글로벌 패션 기업들의 무자비한 포섭과 럭셔리의 무자비한 우상화를 피할 수 있는 대안적인 운영 논리와 윤리를 개발하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그러한 계획들이―무엇이 되었든 처음에는 가장 기본적인 규모로―개발될 수 없다면 사회 혁신은 수제 의류와 같은 작은 시장에 갇히거나 럭셔리 시장에 국한될 것이다. 그리고 진짜 사회 혁신은 얄팍한 마케팅을 위해 징발되고 말 것이다.

대안 패션 활동가들이 그들의 비전, 생산 방법, 유통 장치, 재정, 그리고 마케팅을 충분한 규모로 발전시킬 수 있을까? 나는 이러한 구조적 시스템 문제에 진지하게 관심이 집중되는 것을 보고 싶다. 부분적인 혁신은 부분적인 효과만 낳을 것이다.

나는 강연에서 “패션을 커먼즈의 한 생태계”로 상상하려고 했다. 나는 커먼즈의 기본적인 생각을 소개하고 패션을 커먼즈의 연합체로서 다시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여러 일반적인 전략들을 제안했다. 알트-패셔니스타들(Alt-fashionistas)은 그들의 협력, 공급망, 문화적 비전과 같은 공유된 부와 커머닝을 보호하기 위해 “경계를 표시하는” 새로운 방식을 발전시키면서 시작할 수도 있다. 그들은 이데올로기가 아닌 실질적 실험을 바탕으로 그들 자신의 재정 시스템과 유통 및 마케팅 기반시설을 구축해야 한다. 그들은 낡은 어휘들을 버리고 커먼즈의 언어를 배우려고 해야 한다. 콜로키움 기조 강연의 비디오를 보려면 여기로 가면 된다. 나의 강연은 20:43부터 41:14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