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경제란 무엇인가?
- 저자 : 브라이언(Dick Bryan), 비르타넨(Akseli Virtanen)
- 원문 : ” What is a crypto economy?“ (2018.05.15)
- 분류 : 내용 정리
- 정리자 : 정백수
- 설명 : 비르타넨은 핀란드 태생의 금융이론가이며 사회적으로 네트워킹된 세대를 위한 새로운 종류의 금융도구들을 구축하는 <로빈 훗 서비스>(Robin Hood Services)의 CEO이다. 브라이언은 시드니 대학의 정치경제학 교수이며 파생적 가치형태의 핵심 이론가들 가운데 한 명이다. 저서로 Risking Together와 래퍼티(Mike Rafferty)와 같이 집필한 Capitalism with Derivatives가 있다.
크립토경제(crypto economy)는 그저 또 하나의 기술 부문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전과는 다르게 경제를 행하는 방식(“a different way of doing the economy”)이다.
왜 크립토경제의 때가 지금인가?
크립토경제의 출현은 기술적으로 비트코인 관련 혁신, 분산된 원장 테크놀로지에 의존하고 이는 공개키 암호기술을 필두로 하는 선행 및 연관 프로그래밍과 전산 혁신을 포함하지만, 크립토경제를 경제 및 금융의 역사와의 관계에서 보는 것이 핵심적인 중요성을 가진다. 여러 전통적 지식과 관행이 붕괴하였고 이것이 지금 크립토경제의 출현의 실제적 조건이다.
전통적인 경제적 관행의 붕괴란 무엇인가?
1. 부채와 자본(equity)[자산(asset)-부채=자본(equity) — 정리자]의 구분의 붕괴. 토큰발행이 자금을 제공하는데 이는 부채도 아니고 자본도 아니다.
2. 화폐의 파생상품과 고빈도거래(high frequency trading)의 발생이 창출하는 유동성(전환성)이 화폐와 기타 자산(asset)의 구분을 붕괴시킴.
3. 예전에는 하나의 자산에서 다른 자산으로 옮겨갈 때 법정불환화폐(fiat money)를 거쳐야 했는데, 이제 토큰들은 법적불환화폐를 ‘우회’할 수 있게 함.
4. 무형자산이 우세하게 된 상황은 쉽게 가치를 확정할 수 없기 때문에 기업회계에 문제를 발생시킴. 블록체인 기반의 자산들도 이 점에서 무형자산과 다르지 않음.
5. 네트워크가 기업조직화의 방식이 되면서 하나의 기업을 다른 기업과 구분하는 전통적인 수단이 붕괴. 이는 기업의 존재근거를 추동해온 ‘경쟁’원리가 도전을 받음. 탈중심화된 앱들에서 이 문제들이 두드러짐.
6.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이 기업의 결정을 감독하고 완화시키는 (그러나 기업의 목표인 이윤추구의 우선성을 건들지는 않는)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됨. 사회적 기준을 생산에 부과된 제한이 아니라 생산의 근거로 만드는 방식으로 생산이 조직되는 것이 가능해짐.
7. 노동의 성격변화(불안전화, 임시고용, 하청, 긱 경제)로 노동자들이 리스크를 더 떠안게 되며 노동과 생활수준을 고용과 연동시키던 관행이 붕괴. 노동을 조직하는 대안적 방식들에 대한 관심이 증가.
8. 전통적인 금융도구들에 대한 신뢰가 붕괴. 2007-2008년의 금융위기는 전통적 은행업에 대한 불신을 창출. 더 나아가 양적 완화는 (재무부 발행) 장기채권의 가치의 안정성에 대한 항상적인 불확실성을 남김. 이제 새로운 방식의 금융이 더 매력적으로 보임.
출현하는 크립토경제의 핵심 특징들은 무엇인가?
1. 국가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거버넌스 방식을 개발할 필요
국가의 경제적 역할이 변형될 잠재성이 존재한다. 블록체인에 관여하는 사람들은 프로토콜에 의해 운영되는 경제를 말하지만 이는 지나친 단순화이다. 블록체인과 코인 발행이 많은 국가가 가능하게 하는 많은 요소들—거래와 재산소유의 시행, 거시경제의 관리등등—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폐와 국가의 상호연관이라는 생각, 국가만이 화폐체계를 감독할 수 있다는 생각이 큰 도전을 받는 것은 분명하다. 명시적이지는 않지만 국가가 사회적 신뢰를 감독한다는 생각도 도전을 받는다. 기록관리와 청산소(clearing houses)에도 국가의 도움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크립토경제는 국가가 직접 매개하지 않는 경제적 관계들을 제공하여 국가와 무관하게 경제를 조직화할 가능성을 연다. 국가가 두드러지지 않는 만큼 크립토경제는 자신의 고유한 거버넌스 방식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물론 크립토경제가 본질적으로 조화롭고 균형잡혀 있으리라는 법은 없다.
2. 화폐의 성격의 변화
암호통화(Cryptocurrencies)는 국가만이 화폐라는 상징 토큰들에 대한 신뢰의 토대를 제공할 수 있다는 역사적 명제에 도전했다. 비트코인은 그 대안적 토대를 제공했다. 화폐의 변화는 이 이외의 의미도 가진다. 암호토큰(cryptotokens)에 대한 논의들은 화폐의 교환수단으로서의 역할에 집중된다. 비판자들은 가치가 휘발성을 가짐을 지적한다. 또한 비트코인이 교환수단으로서 널리 사용되지 않음을 지적한다. 심지어 비트코인을 운이 다한 통화라고 공언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화폐는 교환수단이기만 한 것이 아니다. 가치의 저장소, 회계의 단위라는 다른 중대한 기능들이 있다.
암호토큰은 그 휘발성 때문에, 그리고 다른 가치저장 방식들과의 연결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가치저장 기능이 강하지 않다.
그러나 암호통화가 회계단위로서 작동할, 즉 법정불환화폐에 고유한 방식과는 다르게 경제적 활동을 측정하는 방식으로서의 작동할 한 실질적 잠재성이 존재한다. 법정불환화폐는 이윤과 손실, 수입과 지출, 시장중심적 계산이라는 전통적인 틀에 묶여 있다. 비(非)법정불환화폐는 경제적 활동을 계산하는 새로운 방식들을 발전시킬 잠재력을 가진다. 상이한 사회적·경제적 가치들을 재현하고 이윤 이외의 기준으로 수행을 측정하는 방식들이다. 이제 각 토큰이 뒷받침하는 활동을 측정하고 기록하는, 코인별로 특수한 방식들을 크립토경제가 발전시키는 일이 중요해진다. 이렇게 되면 토큰은 그저 투기적 가치저장소로 남는 것이 아니라 크립토경제의 물적 토대 위에 놓이게 된다.
3. 경제적 연합의 패턴들(Patterns of economic association)
1) 교환
암호기술에 의해 가능하게 된 분산된 정보체계들이 P2P 교역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개인의 자유에 기반을 둔 경제의 추종자들에게는 상호 이익을 위해 개인들이 자유롭게 연합할 수 있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블록체인은 분명 이러한 정치적 비전에 부합한다. 그러나 교환은 종종 불균등한 힘을 가진 당사자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며, 이런 경우에는 상호이득이 전제될 수 없다. 크립토경제의 중요한 이슈는 블록체인이 교역에서 힘의 비대칭성이 작동하지 못하게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이다. 우리는 블록체인이 마찰 없는 시장을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마찰 없는 자본, 즉 분산된 자본을 촉진하는 것으로 본다.
2) 네트워크들
네트워크들이 전통적인 조직관들과 소유개념들(가령 지적 재산권) 그리고 ‘고용’관을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도전이 이미 알려진 조직형태 즉 개별 거래의 비효율성을 극복하는 종합적 병합의 조직형태로 되돌아가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네트워킹은 새로운 협동의 가능성 그리고 함께 위험을 안고 모험할 가능성을 열고 있다.
3) 생산
지금까지 말한 것으로부터 생산을 다시 생각할 가능성이 나온다. 생산하는 사회적 단위는 무엇인가? 생산이 어떻게 사회적 기여로서 측정되는가? 생산된 것들이 어떻게 분배되고/접근되고/소유되는가? 생산을 다시 정의하고 다시 측정하는 것이 크립토경제의 물적 토대를 제공한다. 암호토큰에 대안적 경제논리에 부합하는 통화로서의 장기적 미래를 부여하는 토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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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토경제를 말하는 것은 전통적인 경제와 공존하는 대안적이고 탈자본주의적인 조직 및 계산 방식을 상상하고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큰 포부의 표현으로서, 범위나 조직방식에서 새로운 경제적 가능성들을 예고한다. 1840년대에는 주식회사의 발생이 자본주의를 변형했다. 생산, 가치의 포획 및 분배의 새로운 방식이 탄생했던 것이다. 이제 우리는 그와 유사한 의의를 가지는 전환점에 서있다.
새로운 네트워크 테크놀로지는 근본적으로 다른 경제를 산출할 것이다. 가치가 어떻게 창출·포획·분배되는가, 화폐가 무엇인가, 사람들이 생산과 어떤 관계를 맺는가— 이런 것들이 제1세대 인터넷이 우리가 정보수준에서 서로 소통하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방식을 변화시켰던 만큼이나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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